소설 '적과 흑'…19C 프랑스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가 [역사&오늘]

3월 23일, 佛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 스탕달 사망

스탕달 초상화(출처: 올로프 요한 쇠데르마르크, 유화(1840),베르사유궁 소장,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42년 3월 23일, 프랑스 작가 스탕달이 59세로 사망했다. '아르망스', '적과 흑', '파르므의 승원' 등을 대표작으로 남긴 그는 사실주의 문학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스탕달은 1783년 3월 23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변호사인 아버지와 귀족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마리 앙리 베일이다. 어린 시절 독서와 몽상을 즐기고 예술과 사랑을 추구했지만, 사랑하는 어머니의 사망 후 억압 속에서 고통받는 유년기를 보냈다.

1799년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입학했으나, 곧 나폴레옹 군대에 입대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군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이탈리아 문화에 매료됐다. 1814년 나폴레옹의 몰락 후 외교관으로 임명되어 이탈리아, 런던, 파리 등에서 근무했다. 이때의 경험은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이자 첫 번째 사실주의 소설로 평가받는 '적과 흑'은 1830년에 발표됐다. 이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야심가인 청년 줄리앙 소렐의 성장과 파멸을 통해 인간의 야망과 현실의 충돌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적'은 군인 '흑'은 성직자를 의미한다.

스탕달은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로 설명된다. 인물의 내면 심리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프랑스 사회의 신분 제도에 따른 불평등과 차별, 위선적인 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부패한 정치 시스템을 비판했다.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판단을 드러내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전하며 독자들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그의 이름은 의외의 분야에도 등장한다. 바로 '스탕달 증후군'이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극도의 흥분, 현기증, 심장 박동 증가, 심지어 환각까지 경험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스탕달이 이탈리아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 르네상스 시대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극도의 흥분과 어지러움을 느낀 경험을 이야기한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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