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中대표단에 北미사일 파편 공개…러군 철수 요구도

예르막 대통령실 비서실장, 리후이 中 유라시아 특별대표와 회담
스위스 평화 정상회의 설명…中 "러 불참시 종전논의 불가능해"

안드레이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사진으로 이날 키이우에서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 담당 특별대표와 회담하는 모습이 담겼다. 2024.3.7.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중재하기 위해 수도 키이우를 찾은 중국 대표단에 러시아군이 사용한 북한 미사일 파편을 공개했다. 러시아군의 철수를 조건으로 한 종전 방안도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키이우에서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 담당 특별대표에게 전장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예르막 비서실장은 이어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북한제 미사일의 파편을 중국 측 대표단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확히 어떤 미사일이었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가 지난해 12월30일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최소 24발의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문제의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과 'KN-24'인 것으로 추정했다.

예르막 비서실장은 이날 중국 대표단에 우크라이나 평화 공식(Peace Formula)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공식은 △러시아군 완전 철수 △점령 영토 반환 △전쟁포로 교환 △우크라이나 주권 보장 △식량·에너지 안보 보장 등을 골자로 한다.

국경선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반환 영토에는 2022년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은 물론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도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와 중국 측은 올해 상반기 스위스에서 열릴 평화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예르막 비서실장은 전했다. 종전 방안을 논의할 이번 평화회의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청국으로 중국을 유일하게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리후이 특별대표는 지난 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중국은 평화회의를 촉진하고 당사국 간 중재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와의 공동 성명에선 "러시아의 참여와 안보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는 해결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