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스니스트리아, 러에 보호 요청…몰도바 '선전 행사' 일축
몰도바 내 친러 분리독립 지역…관세부과에 '러 보호' 결의안 통과
러 신중 검토 vs 美 몰도바 지지…우크라 인접지에 러군 1500명 주둔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몰도바 내 분리독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가 몰도바 정부의 탄압을 주장하며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했다. 몰도바 정부는 선전 행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관련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몰도바 내 친(親)러 분리독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28일(현지시간) 티라스폴에서 특별 회의를 열고 몰도바 정부가 지난 1월부터 수입 관세를 징수하고 수입품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경제 전쟁'을 일으켰다며 러시아 의회에 보호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특별 회의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 경제부 장관은 몰도바 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해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관세 수입이 18%가량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32년 역사상 이러한 특별 회의가 열린 건 이번이 7번째다.
이에 대해 이날 '우크라이나-동남부유럽 정상회의' 참석차 알바니아를 방문한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트란스니스트리아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전념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국가 경제 재통합을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렉 세레브리안 몰도바 부총리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특별 회의는 선전전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친러 행보를 겨냥해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으로 모든 몰도바인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보호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몰도바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지지한다며 "러시아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국제법상 몰도바의 영토지만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계다. 몰도바가 소련에 속했던 시절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소련 붕괴로 몰도바가 탄생하자 이듬해인 1992년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은 4개월간 내전을 벌인 뒤 몰도바로부터 사실상 독립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는 현재 러시아군 1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 점을 들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를 공격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 지역에서 수차례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확전을 원하는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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