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체급차이'따위 무시해버리는 브래들리…러 최신 T-90 전차 박살냈다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에서 미국이 제공한 M2 브래들리 보병전투 장갑차가 기관포를 연사해 러시아군의 주력전차인 T-90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제47기계화여단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공개한 드론 영상에선 동부 도네츠크주 스테포베 마을 인근에서 러시아 T-90과 우크라이나 브래들리가 근거리에서 맞딱드린 후 교전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군의 브래들리는 적 전차를 발견하자마자 주무장인 ‘M242 부시마스터’ 25mm 기관포 세례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T-90의 주포에 직격 당하면 브래들리의 장갑은 버틸 수 없기 때문인지 T-90 전차와 멀어지면서도 계속해서 기관포를 명중시켰다.

반면 러시아 T-90은 브래들리가 기관포 7~8발을 쏠 때 기껏해야 한 발씩 응수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브래들리 2대가 교대로 T-90을 상대하며 약 150발의 기관포를 쏟아부었고, T-90 전차는 이내 큰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 후 통제력을 잃은 T-90은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더니 결국 나무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러시아군 승무원 3명은 전차에서 빠져나와 도주했지만 2명은 전사하고 1명은 포로로 붙잡혔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폭드론을 날려 T-90 전차를 완전히 파괴하면서 상황을 종결시켰다.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선임연구원 롭 리는 "이번 전투는 보병전투차량이 현대 주력전차와 성공적으로 교전하고 심각한 피해까지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전 챌린저2 전차 사령관을 지낸 해미쉬 브레튼-고든은 "러시아는 무겁고 방호력 높은 장갑보다 여전히 화력과 기동성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T-90이 브래들리에 굴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브래들리의 25mm 기관포를 150발 가까이 버텨낸 T-90의 방호력 역시 우수하다는 평가도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된 후 내부 포탄 유폭으로 포탑이 날아가던 다른 러시아 전차보다 확실히 더 큰 회복력을 보여주었다"라며 T-72·T-80 등 이전 주력전차보다 우수한 방호력을 지녔다고 전했다.

1990년대 초반 전력화된 T-90 전차는 미국의 M1 에이브럼스·독일의 레오파드 2 등 서방의 3.5세대 전차에 비견되는 전차로, 125mm 활강포와 열화상 조준장비, 자동장전장치, 자체방어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했다고 알려져있다.

T-90의 전투중량은 46.5톤으로, 27.2톤의 브래들리와는 체급상 비교가 안 될뿐더러 전장에서의 목적 자체가 다른 한 차원 높은 기갑 전투차량이라고 할 수 있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과도 같은 이번 전투에서 브래들리가 거둔 승리는 더욱 갚진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자세한 현장 모습은 뉴스1TV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glory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