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이래 최대규모 미사일 공습…최소 118명 사상(종합)
요격 어려운 미사일·무인기 122기로 우크라 각지 민간 시설에 퍼부어
예르막 대통령 보좌관 "이 테러 막기 위해 더 많은 지원과 힘 필요해"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미사일 공습을 가해 민간인 최소 18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CBC뉴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9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드니프로·르비우·하르키우·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전국 각지에 총 122기의 미사일과 무인기 36대를 발사했다.
미콜라 올레슈축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이날 공습이 지난 22개월간의 전쟁 중 "가장 대규모의 공습"이었다고 했다.
◇요격 어려운 미사일로 학교·병원 등 민간 시설 타격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주요 기반 시설과 산업·군사 시설을 겨냥했다고 했다. 유리 이나트 공군 대변인은 러시아가 요격이 매우 어려운 X-22 유형을 포함한 극초음속, 순항·탄도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오데사 남부·하르키우 북동부·드니프로 중부·키이우 중부 지역에서 정전이 보고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주간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해에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력망이 마비돼 수백만 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
러시아군은 주택·병원·주거 건물 등 민간 시설에도 미사일을 퍼부었다. 드니프로 중부 지역에서는 쇼핑센터·개인 주택·6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공격받아 5명이 숨졌다.
키이우에서도 주거용 건물 등이 공습 피해를 입어 2명이 사망했다.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는 미사일이 주거용 건물을 덮쳐 3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15명이 다쳤다.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으며 창고·산업 시설·의료 시설 및 운송 창고 등이 손상됐다.
남동부 자포리자에서도 여러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르비우에서는 주요 기반 시설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에서도 다층 주택이 파괴돼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학교 3곳과 유치원 1곳 등 아동을 위한 시설도 공격에 노출됐다.
이날 폴란드 국방부는 우크라나 쪽에서 자국 영공으로 넘어왔다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격렬한 포격이 이 사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 "더 많은 지원과 힘이 필요"…미·영·프도 규탄 성명으로 가세
BBC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페오도시야 항구에서 러시아 군함을 공격한 지 며칠 만에,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군의 군사 지원 패키지에 감사를 표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고 짚었다.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방공망 강화를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는 이 테러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지원과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원을 촉구했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 계정을 통해 러시아의 공격은 "지금 당장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크라이나는 2024년에도 이같은 공포로부터 자유를 위해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지금 당장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 역시 엑스 계정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필요한 한 우크라이나 편에 계속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외무부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회복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민간 인프라 파괴를 목표로 한 테러 전략을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가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엑스에 "학교와 지하철역, 병원 등을 목표로 한 또다른 비겁하고 무차별적" 공격이었다며 "EU는 필요한 한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연대를 표명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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