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기차 보조금 돌연 중단…프랑스도 미국·아시아산 제외

독일 헌재, 정부 600억유로 기후기금 전용 위헌 결정

경기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국내 1호 매장에서 고객들이 모델S 90D 전시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2017.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독일이 오는 17일부터 전기차(EV) 구입 시 지급하는 보조금 지급을 돌연 중단한다. 법적 문제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헌법재판소는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대책 예산 가운데 600억유로(약 85조4000억원)를 기후변화대책기금으로 전용한 행위가 위헌이라고 16일 판단했다.

결국 독일 경제수출감독청(BAFA)은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보조금은 당초 2024년 말까지 지원될 예정이었으나, 정책이 1년 정도 빨리 중단됐다. 지난 16일부터 신청한 보조금은 지급되지만 17일부터는 신규 신청자를 받지 않는다.

독일 정부는 2020년부터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보조금을 증액했다. 그러다 올해 1월부터는 하이브리드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전기차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9월부터는 기업이나 단체가 구매한 전기차를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점점 보조금 지급 범위를 좁혀 왔다.

독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지난해에만 47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전체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달한다.

다만 올해 9월 제도 변경에 따라 같은 달 전기차 판매는 3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9% 줄었다.

프랑스 정부 또한 지난 15일부터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미국 테슬라 모델3와 한국 기아차의 니로와 쏘울 등이 제외됐다.

이렇게 유럽연합(EU) 내 자동차 시장 1, 2위를 달리는 독일과 프랑스가 제도를 축소함에 따라 유럽 내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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