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 우크라 전쟁 관련 기밀 러시아로 빼돌린 남성 2명 기소

유출 기밀 용병조직 바그너 관련 내용…러 정보국으로 넘어가

독일의 대외 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 로고.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독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러시아로 빼돌린 남성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사업가와 협력하여 독일 연방 정보국의 기밀을 확보하려고 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리사 야니 베를린 형사법원 대변인은 이들이 빼돌리려고 시도한 정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정보가 포함됐다면서 "독일뿐만 아니라 러시아 측에도 특히 중요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남성 2명의 이름은 각각 '카스텐 L'과 '아서 E'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카스텐 L은 2022년 9월과 10월 사이에 9개의 연방정보국(BDN) 내부 파일을 인쇄하거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문서들은 아서 E에게 전달되었으며, 아서 E는 디지털 사본을 모스크바로 가져가 인쇄한 후 러시아 연방정보국(FSB)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반역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AFP는 설명했다.

카스텐 L과 아서 E는 평소 서로를 잘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에서 귀금속 거래를 하는 아서 E는 러시아 관련 인맥을 가지고 있었으며, FSB와도 친분을 쌓았다.

FSB는 정보를 넘겨받은 대가로 카스텐 L에게 최소 45만유로(약 6억3500만원)를, 아서 E에게는 40만유로((약 5억6500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사람은 모두 재판 전 구치소에서 서로 재판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교환했을 수 있다고 야니 대변인은 설명했다.

야니 대변인은 이외에 유출된 정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독일 슈피겔지는 러시아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가 사용한 메시징 앱과 관련된 정보 중 일부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BDN이 이 플랫폼에 접근했지만, 정보가 러시아로 전달된 후 채팅 트래픽이 끊기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한편 사안의 민감성으로 인해 재판은 삼엄한 보안 속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일부 세션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스텐 L 측 변호인은 성명에서 의뢰인의 반역 혐의에 대해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독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밀 유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군에서 근무하던 독일인이 러시아에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11월 독일군 예비역 장교로 근무하면서 러시아 정보기관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한 독일 국적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