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정치개입"…英, 러 정보요원 2명 제재 및 대사 초치
해커단체 콜드리버, 러 연방보안국 별동대로 활동
국회의원·언론인 이메일계정 접근, 정부문건 유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영국이 사이버 해킹으로 국내 정치개입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보요원 2명을 제재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해커단체 '콜드 리버' 소속 안드레이 코리네츠와 루슬란 페레야트코를 이날 제재 명단에 추가했으며,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정식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5년부터 8년간 영국 국회의원과 언론인, 정보기관 관계자를 상대로 신뢰할 수 있는 발신자로 위장해 이메일을 보낸 뒤 계정을 해킹하는 이른바 '스피어 피싱'이란 수법으로 각종 정부 문건을 유출하고 사적인 통신내용을 도청한 혐의를 받는다.
콜드리버는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코리네츠가 러시아 북부도시 시크티브카르에 설립한 민간 단체이지만, 사실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사이버첩보부서인 '센터18'에서 일종의 별동대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콜드리버는 2019년 영국 총선을 앞두고 리엄 폭스 하원의원의 이메일을 해킹해 영국과 미국 간 무역 문서를 빼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과정에서 국내 여론 분열을 목적으로 영국 비밀정보국(MI6) 수장이었던 리처드 디어러브의 이메일에 접근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미국의 핵 관련 연구기관 3곳을 상대로 사이트 접속 비밀번호 탈취를 시도했다. 이로 인해 코리네츠와 페레야트코는 현재 미 사법당국에 지명수배된 상태며 이들 앞으로 걸린 현상금은 1000만달러(약 130억원)에 달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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