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앙숙' 튀르키예-그리스 정상회담…본격 관계 개선 '속도'
7일 양국 공동 선언문 서명하며 관계 개선 공식화
에르도안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없다" 의지 강조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에게해 영유권과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등을 놓고 오랫동안 갈등해 온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정상이 7일(현지시간) 회담을 갖고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를 공식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와 이날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선린 관계 추구를 위한 공동 선언문에 함께 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그리스 방문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며 "에게해를 평화와 협력의 바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양국이 때로는 대립해왔다면서도, 이날을 계기로 "국경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두 국가를 나란히 이어줘야 한다는 역사적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교역 규모 늘리고 해안 경비대 통신 채널 구축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 에너지, 교육, 농업, 스포츠, 기술, 관광 등 여러 부문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특히 55억달러(약 7조2490억원) 규모의 현 교역량을 100억달러(약 13조180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또 매년 양국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는 튀르키예 국민들을 위해 그리스 10개 섬에 대한 관광 비자를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부활시켰다.
아울러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의 해안 경비대 간 통신 채널을 구축하기로도 합의했다.
이웃 국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에게해 영유권,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튀르키예계와 그리스계로 분단된 북·남 키프로스 문제 등으로 수십 년 동안 갈등을 겪어 왔다.
갈등을 이어오다 양국은 1990년대에 전쟁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2월 튀르키예 지진 이후 그리스가 튀르키예에 구호품을 보내며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우리는 윈윈(win-win) 접근 방식으로 아테네로 향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혀온 가운데,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의 본격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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