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앙숙' 그리스-튀르키예 정상회담…화해 가능성에 눈길
에게해 영유권·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등으로 갈등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그리스를 방문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만난다. 에게해 영유권,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등을 놓고 오랫동안 다툼을 벌인 양국 관계가 화해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 측과의 회담을 위해 이날 장관 대표단과 함께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 전 "물론 우리 사이에 의견 차이도 있고, 단번에 해결될 수 없는 깊은 문제도 있다"며 "그러나 즉시 해결될 수 있고, 협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장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윈윈(win-win) 접근 방식으로 아테네로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웃 국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에게해 영유권,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튀르키예계와 그리스계로 분단된 북·남 키프로스 문제 등으로 수십 년 동안 갈등을 겪어 왔다. 양국은 1990년대에 전쟁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 보건, 교육, 농업, 이민, 관광 등 분야에서 공동 선언과 합의가 나올 예정이다.
최근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불법 이주에 대한 합의가 곧 이뤄질 수도 있다고 암시한 바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유럽연합(EU)의 주된 관심사다.
그리스 이민부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그리스로 유입되는 난민은 지난 10월 전달 대비 40%, 지난달에는 10월보다 30% 감소했다.
특히 양국 관계는 지난 2월 튀르키예 지진 이후 그리스가 튀르키예에 구호품을 보내며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다.
한 고위 그리스 외교관은 "양국은 지난 3개월 동안 대화를 강화했는데, 이는 일이 잘 진행되길 바라는 상호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의 의지와는 달리 오랫동안 지속돼 온 난제에 대해서는 진전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외교관은 "해양 국경, 키프로스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회담은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긍정적 의제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현재 키프로스는 튀르키예계가 거주하는 북키프로스와 그리스계가 거주하는 남키프로스로 나눠진 상태다.
아테네 관리도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에게해, 지중해 동부 대륙붕 획정에 대해서만 논의할 것이며 '국가 주권' 문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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