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짝퉁' 오젬픽으로 병원행 늘자 "쓰지 말고 신고" 독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제 위고비ⓒ 로이터=뉴스1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제 위고비ⓒ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항당뇨병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 다이어트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흉내낸 가짜 약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영국 보건부는 26일(현지시간) 가짜약에 대해 경고를 내리고 이 약을 사용말고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오젬픽은 펜 모양의 주사제다. 당뇨 치료제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서 다이어트약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아졌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물량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위조 제품이 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관리 기관인 영국의약품규제당국(MHRA)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대중에게 온라인으로 구매한 미리 채워진 체중 감량 펜을 사용하지 말고 대신 이를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신고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유럽 전역에서는 오젬픽의 가짜 약으로 주사맞은 이들의 병원 입원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가장 최근에 오스트리아에서 다수의 환자가 입원했다.

MHRA는 올해 1월부터 위조 가능성이 있는 오젬픽 펜 369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짝퉁으로 의심되는 약을 투여받아 입원한 이들은 저혈당 쇼크나 혼수 등이 보고됐는데 이는 주사기 안에 인슐린이 들어있음을 시사한다고 미 식품의약국(FDA)는 밝혔다.

지난주 유럽의약품청(EMA)은 유럽 연합(EU)과 영국에서 독일어로 라벨이 붙은 가짜 오젬픽이 나돈다면서 경고했다.

당뇨치료제일 경우 오젬픽인데, 오젬픽을 약물재창출해 정식 다이어트 약으로 만들어 위고비가 됐다. 당뇨치료제 명가였던 노보노디스크는 이 두 약으로 세계적 히트를 쳤다.

다이어트 효과 때문에 위조약이 설치는 약 중에는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도 있다. 삭센다도 처음에는 당뇨약으로 개발됐고 역시 노보노디스크의 약제다. MHRA는 "영국의 일반 대중이 합법적이지 않은 경로를 통해 획득한" 가짜 삭센다 펜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