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전쟁 미래는…내년 美 대선, 우크라戰 판도 바꾸나

트럼프, 재선시 우크라 원조 축소 전망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카시 우만에서 러시아 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곡물 창고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3.10.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은 번번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겨나갔다. 침공 전 전문가들은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키이우는 72시간만에 함락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서방의 최첨단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해 협상 테이블에서 휴전을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지 1년7개월이 지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모전으로 비화하면서 종진 시기가 모두의 예상을 벗겨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에 1000억달러(약 133조원) 상당의 지원을 제공한 미국에서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고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전쟁 피로감이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백지수표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다.

로저 마셜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의회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또다시 백지수표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등 강경 우파 의원들은 추가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고 있다.

이처럼 견고하던 서방의 지지가 달라진 데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이미 수개월째 접어들었지만 러시아군의 견고한 방어선에 막혀 하루에 겨우 수 m만 이동했을 정도로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우크라이나 흑토 지대가 진흙탕을 바뀌는 '라스푸티차'와 혹독한 겨울도 다가와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방이 각국 현재 정부가 미래에는 집권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며 장기적인 군사 지원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래는 내년 미국 대선 결과와 직결된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우크라이나) 원조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때문에 지원 약속을 확정하고 미래 정부의 후퇴 전략을 제한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과 이란 핵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등 다국적인 약속을 파기한 이력도 있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다른 공화당 후보들조차도 조 바이든 행정부 수준의 지원을 유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WSJ는 이때문에 유럽 관리들 사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화당이 승리하기를 바라며 2024년 미국 대선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3~2016년 영국 전략사령부의 수장을 지낸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2025년쯤이면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2025년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은 러시아를 격퇴시키지 못했고, 겨울 전까지 러시아군의 점령지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대반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어떻게하면 물리칠 수 있는지 단서를 제공했다"면서 "올해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는 쉽지 않겠지만, 2024년 또는 2025년까지 가면 승리는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런스 전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격퇴시키는 것은 △ 대반격 성공의 수단이 마련되기 전까지 성과를 압박하지 않는 것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끊임 없는 압박을 유지해 러시아 예비군의 사기를 약화하는 것 △러시아 흑해 함대를 무력화하는 것 △ 전쟁이 결국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방위 산업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Mi-8 헬기가 러시아 군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2023.10.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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