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도·미얀마에서 군용품 역수입…전력 보강 위한 '궁여지책'?
러, 우크라 침공 이후 주력 전차 절반 가량 잃어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가 미얀마와 인도로부터 군수품을 역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생한 전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통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 수출한 자국산 탱크와 미사일 부품을 다시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력을 빠르게 소모하고 있는 가운데, 구형 무기를 개량하여 전장에 투입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인 국가들의 협조를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와 유럽 등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러시아가 군수품을 보급받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를 확대했다.
닛케이는 미국 조사기관 임포트지니어스와 인도 엑심 트레이드 데이터 등으로부터 러시아 통관 데이터를 입수해 미사일과 탱크 등 부품 수입 기록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탱크를 생산 중인 우랄바곤자보드는 2022년 12월9일 약 2400만달러(약 310억원)의 군용품을 수입했다. 거래 대상은 미얀마 육군으로 드러났다. 품목 코드를 살펴보면 수입품은 탱크에 장착하는 조준망원경 6777대와 TV카메라 200대로 추정된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2023년판'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력 전차의 절반가량을 잃었다. 남아있는 탱크 재고는 약 5000대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러시아 담당 분석가인 올레그 이그나토프는 "광학 장비 교체 등으로 현대화한다면 (재고로 남아있는) 구형 전차 운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광학 장비는 서방 기술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서방의 제재 탓에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관 자료에는 '불만 제기에 따른 수입'이라는 분류도 있었다. 우랄바곤자보드는 2019년 미얀마 육군에 군용품을 수출했지만, 미얀마 측이 불량품을 반품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방위성에서 정보분석관을 지낸 군사 분석가 니시무라 킨이치는 수입 시 전 부품을 검사하며, 문제가 있었다면 바로 교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군사 정보 사이트인 오릭스 소속인 야쿠브 야노프스키도 "반품치고는 수량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을 제조하는 러시아기계공학설계국(KBM)은 2022년 8월과 같은 해 11월 인도 국방부로부터 지대공 미사일용 적외선 투시 장치 부품 총 6개를 약 15만달러(약 2억원)에 수입했다. KBM은 지난 2013년 2월 인도 국방부에 같은 제품을 수출한 바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3위 무기 수출국이다. 교역량에 생산비용과 성능 등을 가미한 이 연구소의 독자 지표인 TIV(Trend indicator value)의 과거 10년 누계치는 인도 수출이 35%로 가장 크고 중국(15%) 알제리(10%)가 뒤를 잇는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는 제3국에도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동아시아 안보에 정통한 아키야마 노부마사(秋山信将) 히토쓰바시(一橋) 대학 교수는 "러시아산 무기에 의존 중인 국가들의 협조를 얻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러시아산 무기 거래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관련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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