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One] 미·중 반도체 전쟁 승부, 네덜란드 ASML 손에 달린 이유

총성 없는 전쟁터, ASML 없이는 전 세계 반도체 초격차 승부 불가능
ASML 한국 지사 인력 및 투자 확대에 감사, 양국의 반도체 산업 협력 논의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정연두 대사와 피터 베닝크 (Peter Wennink) ASML 회장은 양국의 반도체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제공 :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명품을 파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사기 위해 전 세계의 내놓으라 하는 기업들은 피 튀기는 오픈런을 하고 있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다 살 수가 없다. 심지어 중고도 구하지 못해서 쩔쩔매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어쩌면 현대인의 삶 속에서 가장 깊숙하게 관련된 명품일 것이다. 지금 이 기사를 당신의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해 읽고 있는가? 이 회사가 만드는 장비가 없다면 지금과 같이 가벼운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100㎞ 정도 떨어진 남부 지방 에인트호번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선수가 활약했던 네덜란드 명문 구단 PSV가 더욱 익숙하지만, 사실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최첨단 도시이다.

에인트호번과 맞닿은 인구 4만 5000명의 소도시, 벨트호번(Veldhoven)에는 전 세계 반도체 전쟁의 판도를 바꿔버린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공급사 ASML이 위치하고 있다.

ASML이 만드는 반도체 노광 장비는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만드는 곳은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하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일 뿐 아니라, 미중 반도체 전쟁의 승부 열쇠를 가진 유일무이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정연두 대사와 피터 베닝크 (Peter Wennink) ASML 회장은 양국의 반도체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제공 :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1984년 전구로 유명한 필립스와 칩 생산을 하던 Advanced Semiconductor Materials International(ASMI)의 합작 스타트업으로 에인트호번 시내에서 소박하게 시작한 ASML은 그 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해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지난달 12일 네덜란드 공영방송 VPRO에 출연한 ASML의 최고 경영자 피터 베닝크 (Peter Wennink) 회장은 오늘날 ASML의 성장 비밀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는 경쟁자들이 더 잘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고, 남들이 불가능한 싸움에 끊임없이 도전해왔다"고 말했다.

ASML은 매년 수 천명 이상의 반도체 핵심 인재를 채용하고, 최고의 대우를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지난 5년간 연봉의 20%에 달하는 보너스를 추가 지급할 뿐 아니라 폭넓은 교육의 기회와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SML에 다니는 직원들은 그들의 회사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는지에 더욱 애사심을 느낀다고 한다. 지역 마라톤 대회, 예술 공연 지원, 박물관 프로그램 및 지역 초등학교에 찾아가 과학 설명회를 여는 친근한 이미지와 더불어 성 평등을 주장하고 암스테르담 게이 축제에도 제일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생각을 오픈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의 정연두 대사는 ASML의 피터 베닝크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양국의 반도체 산업 협력 확대 방안 및 반도체 시장 전망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면담에서 정 대사는 한국에 재제조 센터, 트레이닝 센터를 포함하는 신규 캠퍼스 조성 등에 대한 한국 투자 확대에 감사를 표했고, 앞으로 꾸준한 지원과 협력을 당부했다.

정연두 대사는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바트 판 헤이즈바이크 (Bart van Hezewijk) 아시아 대외 업무 책임자와 함께 반도체 산업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제공 :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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