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는 유럽, 코로나19 환자 일주일새 8%↑…재유행 조짐
영국과 EU 확진자 수와 입원 사례 전주대비 증가
개량 백신 출시됐으나 맞으려는 사람 줄어들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운데 백신에 대한 피로도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인 검사 수 감수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내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대비 8% 증가한 1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과 EU 27개 회원국에 걸쳐 많은 나라들에서 지난 몇 주간 입원 환자 수가 증가했다.
이탈리아 보건 분야 싱크탱크인 증거기반의학그룹(GIMBE)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일주일간 이탈리아에서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병원 입원 사례가 전주보다 32% 가까이 급증했다. 중환자의 입원율도 전주대비 약 21% 상승했다.
같은 주 영국의 코로나19 입원 사례는 전주보다 4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2가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백신에 대한 피로도가 급증한 것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추가 접종용 백신이 여러 종류인 것이 혼란을 유발하고, 이것이 추가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EU에서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에 대응하는 2가 백신과 오미크론 초기 형태인 BA.1에 대응하는 2가 백신 모두 접종 가능하다. 영국의 경우 아직 BA.1 대응 백신만 승인한 상태다.
유럽과 영국 관리들은 고령층과 면역 취약자 등 선별된 집단을 대상으로 개량 백신을 우선 맞히고 있다. 이들은 추가 접종을 받을 때 기존 백신과 개량 백신 중에 선택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백신을 4차, 5차까지 맞으려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는 실제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EU에서 개량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5일 이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생산한 백신 약 4000만회분이 배포됐다.
하지만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지난달 EU의 주간 백신 투여량은 100만~140만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만~1000만명에 달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됐다는 인식이 잘못된 안정감을 유발한 탓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WHO의 전문가 자문위원인 애덤 핀 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는 "유럽인들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들은 코로나19보다는 돈 문제와 전쟁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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