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아동 성학대 관련 국가적 차원 조사 지시

호주의 카톨릭 교회가 소아성애 성향의 신부들과 관련한 증거자료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왔다.

길러드 총리는 이날 "사건에 연루된 개인들에 대한 철두철미한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국가적 수준에서 이뤄지며 정부 기관 뿐 아니라 종교단체, 비정부기관(NGO), 공립아동보호기관 등도 조사대상이다. 조사는 왕립위원회에서 담당한다.

뉴사우스웨일스주(州)의 피터 폭스 형사과장이 카톨릭 신부의 아동 성학대 혐의 수사에 대해 교회 차원의 은폐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주 주정부가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35년 동안 다수의 아동 성폭행 사건을 조사한 폭스 형사과장은 왕립위원회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교회가 교회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자들의 고발을 막았으며 경찰 조사를 방해하는 동안 범법자들에게 경계할 것을 충고하며 범법 증거자료를 은폐했다"고 말했다.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가 실시된다는 정부 발표에 호주카톨릭 주교회의는 왕립위원회의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교회의 보살핌을 받는 어린이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카톨릭 교회에서 성적 학대가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호주에서는 최근 카톨릭 신부의 아동 성학대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빅토리아주 소재 카톨릭 교회는 지난 1930년대 이후 카톨릭 신부로 인해 6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성학대를 겪었다고 확인했다. 교황 베네딕트 16세는 지난 2008년 7월 호주를 방문해 일부 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나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kirimi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