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기업들, 호주 청소년 SNS 금지 일제히 비판

"근거 약한데 법안 마련 서둘러…구체적 내용도 없어"
호주 유니세프 "디지털 세계에 접근 못하게 하면 안돼"

28일(현지시간) 한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소셜 미디어 어플리케이션 화면을 보고 있다. 2024.11.2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29일(현지시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호주의 법을 비난하고 나섰다. 기업뿐 아니라 유엔 산하 아동보호기구인 호주 유니세프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호주 상원은 청소년 SNS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령인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타 대변인은 호주 법을 존중한다면서도 "근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법안을 서두르는 과정이나 이미 업계가 연령에 맞는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일하고 있었던 점, 그리고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대해 우려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이 법이 실제로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에 대한 답 없는 질문이 많다"면서도 "12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 기간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은 규칙이 어떻게 시행될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아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상징적인 법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타는 "부모와 청소년에게 무거운 부담을 주지 않는 기술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규칙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스냅챗 대변인은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개인 정보 보호, 안전 및 실용성"의 균형을 이루는 접근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이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아이들을 도리어 온라인의 "은밀하고 규제되지 않은" 공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세프 호주 정책 책임자인 케이티 마스키엘은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보호되어야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금지령은 어린이들을 점점 더 은밀하고 규제되지 않는 온라인 공간으로 밀어 넣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그들의 행복에 필수적인 온라인 세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큰 문제 중 하나는 개인 정보 보호, 즉 어떤 연령 확인 정보가 사용되는지, 그리고 이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누구에 의해 수집되는지다.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연령 확인이 자신들의 임무여야 한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정부는 기술 플랫폼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다.

또 청소년들이 오락, 학교 공부 또는 기타 이유로 사용해야 한다며 왓츠앱 및 유튜브 등은 법에서 면제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유튜브를 건강 및 교육 플랫폼으로 분류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