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올해의 단어'로 엔시티피케이션 선정…뜻은 '디지털 똥망'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들이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 돼 있다. 2021.07.1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들이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 돼 있다. 2021.07.1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호주가 올해의 단어로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을 선정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호주의 가장 권위 있는 사전인 맥쿼리 사전은 올해의 단어를 이같이 선정하면서 엔시티피케이션을 '명사. 구어체,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품질의 저하와 이익 추구의 결과로 발생하는 서비스나 제품의 점진적인 악화'라고 정의했다.

'배설물'이라는 의미의 단어이자 욕인 '쉿'(shit) 앞에 '되게 하다'를 뜻하는 접두사 'en'과 '~화'를 의미하는 'fication'을 합친 신조어다. 디지털 플랫폼이 사용자를 모으기 전까지는 서비스가 좋았다가 사용자를 모은 후에는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며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말 그대로 디지털 플랫폼의 똥망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어는 작가 코리 닥터로우가 만든 것으로, 그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피드가 쓰레기 같은 게시물로 가득 차고, 구글 검색에 광고와 스폰서 콘텐츠가 가득한 이유, 고객이 무엇을 검색하든 아마존이 값싸고 품질이 낮은 제품을 홍보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이 단어를 사용했다.

엔시티피케이션과 경쟁한 단어들은 브레인롯(brainrot),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로우도깅(rawdogging) 등이다. 브레인롯은 온라인의 저질 콘텐츠에 너무 많이 표출된 탓에 사고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하며, 오버투어리즘은 수용가능 정도를 넘어선 관광객 방문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삶과 환경이 침범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우도깅은 기내에서 비행 데이터 화면 외에 음악 감상이나 영상 시청 등 어떤 엔터테인먼트 활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엔시티피케이션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사전 전문가 위원회는 이 용어가 "접사로 싸인 매우 기본적인 앵글로색슨 용어로, (속어지만) 거의 공식적이고 존중할 만한 단어로 고양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어는 우리 중 많은 사람이 현재 세상과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포착한다"고 평가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