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달새 네 번째 태풍 상륙…마을 2500곳에 대피령
예상 피해지역 학교·관공서 폐쇄…항구도 폐쇄해 700명 발 묶여
태풍 '인싱' 상륙한지 나흘만…지난달엔 콩레이·트라미로 158명 사망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필리핀에 한 달 사이에 네 번째 태풍이 상륙하면서 수천 개의 마을에 대피령이 떨어졌고 항구와 학교, 관공서 등이 문을 닫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11일 23호 태풍 '도라지'는 수도 마닐라에서 북동쪽으로 220㎞ 떨어진 딜라사그 마을에 상륙했다.
필리핀 기상청은 도라지의 최대 풍속이 시속 130㎞에 달하며 현재 북서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라지는 루손섬의 산악 내륙을 통과해 이날 오후 남중국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또 루손섬 북부 해안에서 강풍과 폭우, 그리고 '폭풍 해일의 중간에서 높은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라지로 인한 사상자나 구체적 피해 현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딜라사그 마을인근의 디날루간 마을 민방위대장인 메르위나 파블레오는 "아주 강한 바람과 폭우가 강타하고 있다"며 "여러 나무가 쓰러졌고 어제(10일)부터 전기가 끊겼다"고 말했다.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피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디날루간 지역과 인근 발레르 지역의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 및 연안 지역에 사는 주민 1400명이 대피했다.
필리핀 당국은 10일 총 2500곳의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다. 다만 필리핀 당국은 아직 대피한 전체 인원수를 밝히지 않았다.
또한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학교와 관공서도 문을 닫았다. 또 기상청이 "선박의 종류와 톤수와 상관없이 해상 이동은 모두 위험하다"고 경고해 항구도 폐쇄됐다. 해안 경비대에 따르면 항구 폐쇄로 인해 승객 700명의 발이 묶였다.
베로니카 토레스 기상 예보관은 도라지가 지나가면 14일 밤 열대성 저기압이 찾아올 수 있으며 현재 괌 동쪽에 있는 열대성 폭풍 '마니'도 필리핀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은 지난 7일 태풍 인싱이 필리핀 동북부를 휩쓸고 지나간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상륙한 것이다. 태풍 인싱으로 인해 12살 소녀가 사망했으며 여러 주택 건물이 손상을 입었다.
지난달에는 태풍 트라미와 콩레이가 루손섬을 휩쓸어 총 158명이 사망했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약 20개의 열대성 폭풍이 지나가면서 산사태, 폭우, 강풍 등으로 큰 피해를 입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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