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8m 싱크홀에 빠진 관광객…찾은 건 슬리퍼 하나가 끝
9일간의 수색 작업, 안전상 이유로 종료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말레이시아 정부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생긴 싱크홀에 빠진 인도인 관광객 수색을 중단했다. 9일간의 수색 끝에 찾아낸 건 슬리퍼 한 켤레가 전부였다.
3일(현지시간) 힌두스탄 타임스와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당왕이 지역에서 8미터 깊이의 싱크홀이 생기며 한 여성이 이곳에 빠졌다.
현지 경찰서장인 술리스미 아펜디 술라이만은 목격자들이 한 여성이 길을 걸어가던 중 포장된 보도가 갑자기 사람 아래로 꺼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인도 출신 48세 관광객 비자야 락슈미로 확인됐으며, 2개월 전 남편과 친구 등과 함께 휴가차 말레이시아를 방문했고 사고 하루 뒤인 24일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그 지역 일부를 바리케이드로 막고 굴삭기를 사용해 싱크홀의 잔해를 치웠지만, 슬리퍼 한 켤레 외에는 락슈미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인 루스디 모하마드 이사는 지하에 강한 물의 흐름이 있었고, 락슈미가 휩쓸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실종된 락슈미를 찾기 위해 지하도를 막을 경우 파이프나 배수구가 막혀 홍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한 수색에 나설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튿날, 락슈미를 집어삼킨 싱크홀이 발생한 곳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싱크홀 하나가 더 생기며 지역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이 지역은 싱크홀 발생 소식으로 잠잠해졌고, 지역 매체에 따르면 상인들의 매출도 50~70% 감소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싱크홀 발생 9일 만에 수색 작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락슈미의 가족은 인도로 돌아가기 전 싱크홀 인근에서 종교의식을 거행함으로써 락슈미의 마지막을 지켰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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