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브릭스에 가입 신청…10월 정상회의서 논의될 듯"

블룸버그통신 보도…"이미 수개월 전에 신청"
EU 가입협상 교착에 불만…상하이협력기구에도 관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중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회의 한켠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2024.07.03 ⓒ AFP=뉴스1 ⓒ News1 조유리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튀르키예가 브릭스(BRICS)에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튀르키예 정부가 수개월 전에 이미 브릭스 가입 신청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가 "지정학적인 무게 중심이 선진국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의 브릭스 가입 여부는 오는 10월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튀르키예의 브릭스 가입 움직임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이 19년째 지지부진해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튀르키예는 1999년 EU 가입 후보국이 돼 2005년부터 공식적으로 가입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6년 쿠데타 시도, 튀르키예 내 인권탄압 논란, EU 회원국인 그리스와의 불화 등을 이유로 가입 협상이 교착돼 왔다.

이에 튀르키예는 브릭스는 물론 중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부쩍 관심을 보였다.

앞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은 지난 6월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브릭스 국가들과 관계를 맺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어 그는 "브릭스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접근 방식과 정체성, 정치의 다양성을 높이는 조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에로드안 대통령은 "우리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EU와 SCO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라며 "우리는 두 조직과 모두 '윈윈'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모호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끌어모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 중심의 질서에 대응하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출범 당시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회원국으로 있었지만, △에티오피아 △이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올해 합류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