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상원, '中 간첩설' 시장에 "체포영장 발부" 경고
간첩 청문회 연속 불출석…"상원 모욕 행위" 으름장
中 도박장 단속에 연루…실제 중국인으로 밝혀져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필리핀 상원이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다 실제로 중국인으로 확인된 소도시 시장이 청문회에 계속 불출석할 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이날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 시장에 대해 모욕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궈 시장은 앞서 자신의 간첩 혐의와 관련한 상원 청문회에 '스트레스'를 이유로 두 번이나 불출석한 바 있다.
이에 청문회를 주도하는 혼티베로스 의원은 궈 시장이 상원을 모욕했다며 그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필리핀 수사당국은 궈 시장의 지문이 필리핀에 2003년 입국한 중국인 여성 궈화핑의 지문과 일치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궈 시장의 중국인 간첩 의혹은 지난 3월 수사당국이 밤반시에 위치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단속 결과 도박장은 궈 시장이 일부 소유한 토지에 지어져 있었으며, 수백명의 외국인이 감금돼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범행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궈 시장의 출신 배경과 경력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서 그가 사실은 중국인 간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역시 "아무도 그에 대해서 모른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그에 대해 이민국과 함께 이 문제를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궈 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이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가정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며 친구 없이 돼지 농장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궈 시장의 간첩 의혹은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격화하는 시점에 나와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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