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대표단, 달라이 라마와 회동…中 "반중 분리세력과 접촉" 반발

(서울·베이징=뉴스1) 김성식 김예슬 기자 정은지 특파원 = 미국 하원 대표단이 티베트 불교 수장인 달라이 라마와 회동했다. 중국은 "반(反)중·분리주의 세력과 접촉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19일(현지시간) 티베트 망명 정부 소재지인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맥콜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언젠가 달라이 라마와 주민들이 평화롭게 티베트로 돌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단은 총 7명의 초당파 하원의원으로 구성됐으며, 여기엔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전 하원의장도 포함됐다. 맥콜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 앞서 지난 12일 미 하원을 통과한 '티베트 해결법'을 달라이 라마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법안은 '티베트가 고대 중국의 일부였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비롯해 티베트의 역사, 인물, 기관에 대한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데 자금을 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상원을 먼저 통과한 만큼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이날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티베트 해결법은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티베트 독립 문제에 대해 우리가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이 메시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18일) 대표단이 인도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중국 외교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탈을 쓰고 반중 분열을 일삼는 망명자"라며 일부 미 하원의원들이 그를 만날 것이란 보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이 반중 분열을 위한 달라이 라마 집단의 본질을 완전히 이해하고 티베트 문제에 대한 약속을 준수하며 다른 형태의 접촉을 피하고 잘못된 신호를 외부에 발신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외부 세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14대 달라이 라마를 맡고 있는 톈진 가쵸(88)는 티베트가 중국에 자치구 형태로 흡수되자 1959년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비폭력·평화 방식의 독립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9년에는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주 치료를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