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당선은 무효"…인니 대선 낙선 후보, 헌재에 재투표 요구

"조코위 장남 기브란, 부통령 출마 자격 없어"
프라보워, 결선 없이 당선 확정…발목 잡히나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14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부통령 후보인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와 함께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2024.2.1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강민경 기자 = 지난달 14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당선이 결선투표 없이 확정되자, 낙선한 다른 후보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재투표를 촉구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라보워에 뒤진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부정이 발생했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했다.

특히 아니스 후보는 프라보워 당선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이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으며 선거 재실시를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의 출마 제한 연령을 40세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30대인 기브란은 출마할 수 없었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가 소장으로 있는 헌재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됐던 사람은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헌법 소원을 받아들여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을 지내던 기브란의 출마를 허용했다.

이후 문제의 헌재 소장은 이해 상충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에 자리에서내려왔지만 기브란의 출마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아니스 후보는 헌재의 판단 과정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며 헌법 소원 인용을 취소하고 기브란의 출마 자격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코위 대통령은 기브란과 프라보워 장관과 함께 만찬을 갖는 장면을 공개하거나 이들의 기호인 2번을 상징하며 손가락 2개로 'V'자를 만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선거 유세 기간에 각종 선심성 복지 정책을 펼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아니스 후보 외에도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도 프라보워 당선인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제소를 예고했다.

헌재가 이들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프라보워 당선인은 오는 10월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한편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대선 개표 결과 국방부 장관 출신인 프라보워 후보가 전국에서 9630만 표를 얻어 5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는 24.9%를,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는 16.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선관위는 1차 투표에서 프라보워 후보가 과반을 득표했기 때문에 결선 투표는 치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