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선 프라보워 승리…58.6% 과반으로 결선 없이 당선
나머지 두 후보, 헌재에 부정선거 의혹 제기 예정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달 14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72) 후보가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 국방부 장관 출신인 프라보워 후보가 전국에서 9630만 표를 얻어 5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면서 전폭적인 선거 지원을 받았다.
하심 아샤리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프라보워와 기브란이 1차 투표에서 당선자로 공식 확정됐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20일부로 즉시 발효된다"고 알렸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인도네시아를 이루는 38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는 24.9%를,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는 16.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선관위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있기 때문에 결선 투표는 치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니스 후보와 간자르 후보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헌재가 이들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프라보워 당선인은 오는 10월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이번 대선에는 1억6400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에 나섰다. 투표율은 약 80%였다.
당선이 공식 발표된 후 프라보워 당선인은 집 밖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전능하신 신께 감사드린다"며 "투표권을 행사한 인도네시아 국민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민족주의적 신념과 포퓰리즘적 성향, 국방부 장관으로서의 경험, 조코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었다. 그는 2014년과 2019년 대선 경쟁자로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조코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로이터는 프라보워 당선인이 인도네시아를 세계 니켈 강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공약을 내세우며 조코위 대통령의 '자원 민족주의'를 계승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세습 정치가 가시화되며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코위 대통령의 처남이 소장으로 있는 헌재는 출마 제한 연령을 40세에서 35세로 낮춰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인 기브란을 부통령 후보로 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후리야 인도네시아대학 정치학센터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프라보워 시대에 민주주의의 미래가 더욱 어두워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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