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파키스탄 총리에 셰바즈 샤리프…총선 3주만에 2선 등극

당선 유력했던 나와즈 전 총리 동생…임란 칸 야권, '선거 조작설' 제기

파키스탄 신임 총리에 3일(현지시간)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가 선출됐다. 사진은 2023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 샤리프 당시 총리가 참석한 모습. 2024.3.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셰바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가 새로 출범하는 연립정부의 총리로 선출됐다. 지난달 8일 파키스탄 총선이 치러진 지 3주 만에 총리 선출이 완료된 것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리프 총리로선 이번이 두번째 총리직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샤리프 신임 총리는 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총리 선출에 필요한 절반(169표)을 넘긴 201표를 얻어 총리로 선출됐다.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총리가 지지한 오마르 아유브 칸 의원은 92표에 그쳤다.

72세인 샤리프 신임 총리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 하원 해산때까지 총리를 맡았다. 3선 총리를 지낸 나와즈 샤리프의 동생이기도 하다. 나와즈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군부의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 소속으로 출마했다.

나와즈 전 총리는 4선이 유력했지만 칸 전 총리가 이끈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의석수 1위를 깜짝 차지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PTI도 의석 과반 확보엔 실패해 샤리프 가문의 복귀를 허용했다.

의석수 2위를 차지한 PML-N은 3위 파키스탄인민당(PPP)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총리 후보에는 형 나와즈 대신 셰바즈가 올랐고, 대통령에는 PPP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대통령이 내정됐다.

PTI 출신 의원들이 대거 가입한 군소 정당 이테하드 평의회(SIC)는 이날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촉구하며 샤리프 총리가 선거 조작을 통해 집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마르 의원은 하원에서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를 가두고 선거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2018~2022년 파키스탄 정부를 이끈 칸 전 총리는 정치적 실세인 군부와 마찰을 빚었다.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 투표로 축출됐으며 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됐다. PTI 소속 후보들도 대부분 출마가 금지됐고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나왔다.

샤리프 총리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경제 개혁과 칸 전 총리가 제기한 군부-미국 유착설로 악화한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재임 당시 경제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으로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오는 4월 IMF와의 협정이 만료되는 만큼 당장 추가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