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인니 대선 승리 선언…공식 결과는 다음달 발표(종합2보)

표본개표 96%…현재 득표율 59.30% 수준
유권자만 2억명…민주주의 후퇴 우려도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대선이 종료된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 겸 대통령 후보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후보(우)의 캠페인 간판이 설치된 모습. 2024.02.1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정윤영 기자 =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이 승리를 선언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라보워 장관은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모든 면에서, 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우리가 승리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승리는 모든 인도네시아인의 승리다. 우리는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을 위한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 라운드에서 대통령직을 확정할 수 있도록 '퀵 카운트(표본개표)'의 결과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믿는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결정한 것"이라면서 국민들간 화합을 촉구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선거가 평화롭게 치러져서 감사하다. 나는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기관 콤파스에 따르면 비공식 퀵 카운트 결과 프라보워 장관은 현재 표본개표 88.45% 기준 득표율 58.73%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로 뒤쫓는 아니에스 바스웨단 전 자카라트 주지사의 득표율은 25.10%인데, 두 후보간 격차는 33.63%포인트(p)로 벌어졌다.

여론조사기관 PRC 기준으로는 표본개표가 96.67% 이뤄진 가운데 프라보워 장관은 59.30% 득표율로, 바스웨단 전 주지사(24.12%)를 35.18%p 앞섰다.

바스웨단 전 주지사는 투표 결과 윤곽이 드러나자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선거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민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대선은 유권자 2억500만명을 대상으로 인도네시아 전역 82만여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통상 개표 완료까지는 최장 35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선 '퀵 카운트'를 통해 선거 결과를 예측한다. 퀵 카운트는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공공 또는 민간 단체가 일정한 표본 추출 방법에 의거해 빠르게 개표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단판으로 끝나려면 선거에서 1위 후보에 오른 인사가 유효표의 과반(50%), 38개주의 절반 이상에서 20%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공식 결과는 3월20일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며, 새 대통령은 10월20일 취임한다.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 스마랑의 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02.14/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프라보워 장관을 지지한 이다 아얀은 로이터에 "그는 대통령 선거에 세 번이나 출마한 끝에 드디어 승리했다"며 "나는 2014년부터 그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 2014년과 2019년에도 대선 후보로 출마했으나,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또 다른 지지자 무함마드 루스도 "프라보워가 나라에 번영을 가져오고, 값싼 식사, 아이들을 위한 무료 급식을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퇴임하는 위도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모든 학생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프라보워의 당선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라보워가 정권을 차지함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민주주의 국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면서 " 인도네시아는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축출 이후 이어진 자유의 시대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