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앞둔 印, '14억' 민심 어디로…모디 3연임 가능성에 독재 우려도
4~5월 18대 하원의원 선출하는 총선 치러져…유권자만 9000만
3연임·의회 다수당 영예는 네루뿐…모디가 뒤이을까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가 오는 4월부터 몇 주간 총선을 치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인도인민당)이 승리하며 모디 총리도 무난히 집권 3기를 맞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모디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인도 내 소수 종교를 탄압해 온 만큼, 그가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자칫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는 제18대 인도 하원의원(Lok Sabha·록사바)을 선출하는 총선이 오는 4월부터 5월까지 몇 주에 걸쳐 치러진다.
총선 날짜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인도 선관위 관계자는 2월 말이나 3월 첫째 주에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는 9000만~96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인도에서는 5년마다 하원 선거를 치르는데, 총리는 다수당이나 연정에 의해 선출된다.
지난 2019년 총선에서는 BJP가 이끄는 정당 연합체인 전국민주연합(NDA)이 총 543석 중 353석을 획득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BJP가 획득한 의석만 해도 303석에 달한다.
인도국민회의(INC)는 1957년 건국 이후 인도 정치의 중심 축이었으나, 지난 2014년 BJP에 정권을 내줬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BJP가 승리할 경우, 모디 총리도 3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미 여론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모디 총리의 지지율은 78%로, 전 세계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디아 투데이 역시 BJP가 이번 선거에서 쉽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에서 3연임한 지도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는 3연임에 성공했지만, 그 중 한 번의 임기는 13일로 매우 짧게 끝났다. 인디라 간디 전 총리는 1966년부터 1977년까지 세 차례 연속 집권했으나, 그가 이끌던 인도 국민회의(INC)는 의회 다수당이 되는 데는 실패했다.
3연임에 3번 연속 다수당이라는 영예를 얻은 건 간디 전 총리의 아버지인 자와할랄 네루 전 총리뿐이다.
모디 총리가 이들의 뒤를 이어 '3연임 총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야당은 28개 정당으로 이뤄진 인도국가발전포용동맹(INDIA)을 구성해 모디 정권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아울러 모디 총리가 3연임을 굳힐 경우, 힌두 민족주의를 필두로 한 종교 탄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는 80%의 힌두교도와 15%의 무슬림(약 1억8000만 명)으로 구성됐는데, 모디 정부는 통치를 위해 의도적으로 무슬림을 억압해 왔다.
모디 정부는 2019년 8월 무슬림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종교 박해를 피해 온 망명자들에게는 시민권 획득을 허용하면서도 무슬림은 사실상 제외했다. 지난 2022년에는 일부 지역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며 무슬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갈등 진원지인 우타르프라데시주(州)의 아요디아 새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여해 보란 듯 힌두교 신자들의 표심 집결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말리카르준 카르게 INC 총재는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 독재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마지막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사람들이 지도자를 선택하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JP가 다시 집권하면 모디의 독재가 늘어날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무너질 것이며, 모디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하는 것처럼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인권 단체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인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BBC가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내놓자, 인도 정부는 이 다큐멘터리가 인도 내에서 방영되지 못하도록 하고 X(옛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 삭제되도록 했다.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인도의 언론 자유도 순위는 모디 총리가 처음 집권한 2014년 140위에서 지난해 150위까지 주저앉았다.
덴마크 로스킬데 대학의 국제개발학 부교수 솜딥 센은 NPR에 "모디는 일상적인 인도에서 위압적인 존재"라며 "모디에 대한 개인 숭배는 반대 의견을 진압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