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현대캐피탈·흥국생명…'새로운' 우승후보들의 상쾌한 출발

1강 평가 걸맞게 초반부터 존재감 발휘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린 현대캐피탈.(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2024.10.20/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여자부 흥국생명이 우승 후보답게 새 시즌 개막 후 연승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일 개막전서 '다크호스' 우리카드를 3-2로 꺾은 데 이어 24일 지난 시즌 준우승팀 OK저축은행을 3-0으로 완파, 2연승을 달렸다.

남자부는 전무한 통합 4연패를 일군 대한항공이 오랜 시간 '절대 1강'으로 군림하고 있는데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명장' 블랑 감독 체제로 재도약에 나선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우승 후보로 꼽힌 것.

현대캐피탈은 시즌 전초전인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선 챔프전 진출 팀 예상 투표에서 5표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에서만 여섯 시즌을 뛴 역대 최고 용병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를 낚으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여기에 허수봉, 최민호, 전광인, 박경민 등 검증된 국내파 자원과 204㎝의 아시아쿼터 덩 신펑(중국)까지 더해져 빈틈이 없다는 평가다.

뚜껑을 열어본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과연 우승 후보다웠다. 허수봉-레오-최민호의 '대표급' 삼각편대를 앞세워 승승장구 중이다.

2021-22시즌 최하위를 포함, 최근 우승과 멀어져 있었던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 왕조'를 끊고 새로운 챔피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흥국생명의 김수지(왼쪽)와 투트쿠 2024.10.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자부도 흥국생명이 초반부터 힘을 내고 있다.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돌아온 2020년부터 꾸준히 기대를 받았으나 정작 우승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우승이 2018-19시즌이다.

2022-23시즌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챔프전에서도 먼저 2승을 거뒀지만, 이후 한국도로공사에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눈앞의 트로피를 놓쳤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2위로 챔프전에 올랐으나 현대건설을 넘지 못했다.

매번 기대를 받고도 결과가 없었던 흥국생명인데, 올해는 진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9일 현대건설을 3-1로 꺾으며 지난 시즌 챔프전의 설욕을 했고, 24일엔 GS칼텍스를 3-0 셧아웃 승리로 요리했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만 몰렸던 공격 분포도가 효율적으로 분배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연경은 지난 두 경기 합쳐 33점을 냈는데,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도 똑같이 33점을 뽑으며 김연경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여기에 이번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정윤주가 20점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까지 17점을 내는 등 여기저기서 점수가 나온다.

새로 영입된 세터 이고은도 여러 선수에게 공을 고르게 뿌리며 '김연경 짐 덜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제아무리 김연경이라도 홀로 집중 견제를 이겨내기엔 한계가 있었는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제 흥국생명은 '진짜' 우승 후보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오른쪽)(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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