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포커스] 5세트에 어려움 겪는 대한항공, 통합 4연패 '빨간불'

이번 시즌 4차례 풀세트 승부 중 1승, 승률 25%
확실한 해결사 부재에 어려움, 현재 불안한 3위

남자부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 흔들리고 있다(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V리그 남자부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이 난기류를 만났다. 믿을만한 해결사 부재에 뒷심까지 흔들리면서 4시즌 연속 챔피언 등극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항공은 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V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이날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남자부 최다인 19개의 블로킹(한전 7개)를 잡아내고도 범실 33개(한전 25개)에 발목이 잡혔다. 임동혁이 18점, 무라드 칸이 12점, 정한용이 10점을 냈으나 결정적인 순간의 포인트가 아쉬웠다. 한전은 에이스 타이스 덜 호스트가 27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새해 첫 날부터 안방서 무너진 대한항공은 11승9패(승점 35)를 기록, 우리카드(승점 42), 삼성화재(승점 37)에 이어 3위에 그쳤다. 4위 한국전력(승점 29)의 거센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개막을 앞두고 '1강'으로 꼽혔던 대한항공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2023-24시즌 5세트 승률 25%에 그치며 주춤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팀 내 주축 선수 6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느라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팀이 어수선한 느낌이다.

시즌 초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미들블로커 김민재의 부상 공백을 정한용, 마크 에스페호 등이 분전하며 메웠으나 예전과 같은 톱니바퀴 같은 짜임새 있는 조직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의 흐름도 썩 좋지 않다. 1,2라운드까지 각각 4승2패를 기록했던 항공은 3라운드 최하위 KB손해보험에 패하는 등 3승3패로 부진했고 4라운드 들어서도 OK금융그룹, 한전에 내리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전까지 상대 팀들이 맞대결을 두려워했던 대한항공이었으나 최근에는 "우리도 해 볼만 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는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4차례 5세트 경기를 했는데 이 중 1승(3패)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풀세트 경기 승률이 25%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풀세트 시 승률 65%(13승7패)와 비교하면 확실히 뒷심이 떨어졌다.

5세트에 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중요한 순간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에이스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토종 간판 정지석은 3라운드에 복귀했지만 허리 통증으로 인해 아직 100%의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링컨의 이탈 속에 중요한 순간 믿을만한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임동혁, 무라드까지 준수한 공격수 2명이 버티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활약상은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 여기에 경기마다 범실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팀 범실은 451개로 현대캐피탈(526개)에 이어 2위이며, 경기 당 22.6개의 범실을 기록하고 있다. 매 경기 거의 한 세트를 범실로 내주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주춤하는 사이 우리카드가 15승5패(승점 42)로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삼성화재도 14승5패(승점 37)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독주체제였던 앞선 시즌과 달리 우리카드, 삼성화재 등 새로운 팀들이 올라서면서 V리그 남자부가 더 흥미진진해 졌다"고 전했다.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OK금융그룹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에서 대한항공 정지석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 2023.12.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OK금융그룹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에서 대한항공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3.12.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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