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멈췄으나 '나이 제한' 변수…허정무 후보 측 "불공정 알리는 게 먼저"(종합)
법원, 허 후보가 신청한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
"선거 중단에 의미"…'징검다리' 역할 강조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불공정·불투명한 선거 관리에 반발하며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허 후보 측 뜻대로 선거 절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다. 선거 일정이 미뤄지면 허 후보는 '나이 제한'에 걸릴 수가 있다. 허 후보 측은 "불공정을 알리는 게 먼저였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7일 허 후보가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8일로 예정됐던 회장 선거는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선거인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던 허 후보 측은 "이번 선거가 불공정하다는 것을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반겼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바로 허 후보의 나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회장 선거 정관에 후보자 연령을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1955년 1월 13일생인 허 후보는 8일 선거가 치러질 경우엔 문제가 없었으나, 인용 결과에 따라 13일 이후 선거가 치러지면 70세를 넘기게 된다.
허 후보 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나이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도 공정치 못한 사실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 허 후보 역시 인용되면 나이 제한을 넘는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후 허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축구협회의 부당한 경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선거부터 개혁해 나가겠다는 것이 바로 가처분 신청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진행될 선거에서 출마 자격이 없어지더라도 축구협회의 불공정·불투명 선거를 중단시킨 점에 의미를 둔다"면서 "다시 출마할 수 없을 때는 더 훌륭한 후배 축구인들이 나서 새롭게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남은 힘을 모아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이 출마 선언에서 밝혔던 '징검다리'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선거 연기와 상관없이 기존에 입후보한 경우는 그대로 진행하게 될 여지도 있다.
관계자는 "법원이 어떻게 판결해 줄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면서 "우선 추후 어떻게 나설지에 대해 변호사 등과 면밀하게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회장 선거일은 미정이다.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다시 준비해야 하는데, 협회 선거운영위는 아직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가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법원 판결문도 확인해야 한다. 선거 재실시와 관련한 내용은 추후 논의 끝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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