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 GK MVP 꿈 이룬 조현우 "내년에도 도전"
MVP 2연속 수상은 이동국이 유일
"축구 덕분에 행복…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파"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골키퍼로 16년 만에 프로축구 최고의 별이 된 '빛현우' 조현우(33·울산)가 다음 목표로 역대 두 번째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우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며 울산의 K리그1 3연패를 이끈 조현우는 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75표 등 합산 점수 63.36점을 기록, '도움왕' 안데르손(20.26점·수원FC)과 '영플레이어상' 양민혁(16.38점·강원)을 따돌리고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3년 프로 데뷔 후 12번째 시즌 만에 K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자, 조현우는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어릴 때 힘든 환경에서 자라면서 늘 축구만 생각하고 좋아했다. (11년 전에는) 축구선수의 꿈을 이뤘고, 이번에는 MVP까지 받았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축구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울산 소속 7번째 MVP가 된 조현우는 새로운 역사도 작성했다. 골키퍼가 시즌 MVP를 받은 것은 2008년 수원 삼성의 우승을 이끈 이운재(현 베트남 대표팀 골키퍼코치) 이후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조현우는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 관심을 덜 받고, 또 많이 힘든 포지션이다. 기사를 통해 골키퍼로 MVP를 받은 사례가 이번이 두 번째라는 걸 알았다"며 "그러나 이번 수상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현재 K리그에 저 외에도 훌륭한 골키퍼가 많다. 앞으로 골키퍼에게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현우는 내년에도 MVP를 수성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작년에도 MVP를 받고 싶었지만 팀에 훌륭한 선수가 많아서 못 받았다. 올해는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수상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이 상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나. 이 MVP 트로피가 소중한 경험이고 또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최선을 다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좋은 상을 또 받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K리그 출범 이래 2년 연속 1부리그 MVP를 차지한 적은 2014년과 2015년 최고의 별이 된 이동국이 유일하다. 조현우가 다음 꿈을 이룬다면 K리그 역사를 또 바꿀 수 있다.
조현우는 MVP 수상 후 상금 1000만 원을 어려운 상황에서 축구하는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힘든 환경에서 축구하는 어린이들에게 꿈이 되고 도움이 되고 싶다"며 "기부는 예전부터 아내와 논의 끝에 결정했다. 늘 그런 뜻을 품고 있었는데, 이번에 실천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날 K리그 대상 시상식은 조현우를 위한 무대였다. 조현우는 MVP 이외에도 베스트11 골키퍼 부문, 전 경기 전 시간 출전상(철인상), EA스포츠 FC 유저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특히 베스트11 골키퍼 부분은 2017년부터 8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아내가 항상 '건방 떨면 안 된다'고 훈계한다. 그 덕분에 나도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선다"며 "여기서 절대 멈추지 않겠다. K리그에서는 물론 국가대표에서도 내 힘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도 난 축구를 가장 사랑하며 축구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축구를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3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한 울산은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코리아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조현우는 "K리그1 우승을 조기 확정한 뒤 코리아컵을 가장 먼저 신경 썼다. 내일 울산 팬들에게 꼭 우승컵을 안기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