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승이 익숙한 울산…사령탑 이탈과 외부 변수 다 극복하고 'V5'

클린스만 사태 후폭풍으로 홍명보 감독 대표팀행
여름 이적 시장 실패…트레이드‧김판곤 감독 발언 논란까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 후반 HD현대 주민규가 팀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이청용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울산 HD가 K리그 3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갑작스러운 사령탑 교체, 미흡한 세대교체, 선수 트레이드 논란 등 시즌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울산은 '우승 DNA'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20승 8무 8패(승점 68)가 되면서 2위 강원(승점 61)과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려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울산은 K리그에서 역대 4번째로 3연패를 달성,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다. K리그에서는 일화 천마(1993~1995년)가 처음으로 3연패를 기록했다. 이후 성남 일화(2001~2003년), 전북 현대(2017~2021년)가 3연패에 성공했다.

울산은 2005년 우승 후 2022년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5차례나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2019년부터 3년 연속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며 좀처럼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울산의 부족한 '위닝 멘털리티'를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답답하게 시간을 보내던 울산은 2022년 K리그 정상에 오르며 지난 17년의 준우승 설움을 날렸다. 이후 울산은 '위닝 멘털리티'와 '우승 DNA'를 얻었다.

김판곤 울산 HD 감독. /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달라진 울산은 경기에서 끌려다니거나 시즌 중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절대 넘어지지 않았다. 패할 경기에 비기고, 비길 경기는 이겼다. 버티는 힘이 생긴 울산은 지난해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도 울산의 '우승 DNA'가 제대로 발휘됐다.

올 시즌 초반부터 강원, 김청 상무, 포항 스틸러스와 우승 경쟁을 펼치던 울산은 지난 7월 갑작스레 '수장' 홍명보 감독을 잃었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울산 사령탑은 공석이 됐다. 큰 타격이었다.

갑작스러운 수장의 이탈로 선수단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수급에 실패하며 전력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무에서 제대한 원두재를 이태석(포항)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철회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원두재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코르파칸으로 이적했지만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기 좋을 리 없었다.

여기에 팀을 안정시키던 김판곤 신임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울산은 물론 축구 팬들에게 강한 질타를 받았다.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 전 마지막으로 울산 HD전을 지휘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홍명보 감독./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 주장 김기희가 "골치도 아팠고, 잡음도 많았다. 울산에 있는 5년 중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던 울산이다.

하지만 울산은 특유의 '위닝 멘털리티'를 발휘했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이청용, 김기희, 조현우, 김영권 등 2연패를 달성한 베테랑들이 앞장서 분위기를 전환해 팀을 바로 잡았다.

경기장 안팎의 여러 논란 속에서도 결국 울산은 다시 정상에 올라 '우승 DNA'를 증명했다. 승리와 우승하는 방법을 점점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울산의 'DNA'는 2025년에도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