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빠졌을 때 못했다면…위기에서 두 마리 토끼 잡은 홍명보호

월드컵 3차 예선서 3승1무로 B조 선두
주축 부상 속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

이라크를 상대로 승리한 대표팀. 2024.10.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스쿼드 확장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얻은 의미 있는 성과다.

홍명보호는 지난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3-2로 승리, 3연승과 함께 3승1무를 기록하며 B조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소집에선 손흥민(32·토트넘), 황희찬(28·울버햄튼), 엄지성(22·스완지)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배준호(21·스토크), 오현규(21·헹크), 오세훈(23·마치다 젤비아) 등 젊은 선수들의 가세에 힘입어 B조 최대 라이벌과의 2연전을 모두 잡았다.

이로써 한국은 기존 주축 선수에 더해 새로운 선수들까지 대표팀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라크를 상대로 돌파하는 배준호. 2024.10.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만약 손흥민 등 몇몇 선수가 빠졌다고 그 공백이 크게 드러났다면, 흐름이 꼬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를 잘 이겨냈다. 이를 통해 홍명보호가 얻은 게 많아졌다"는 견해를 냈다.

그러면서 "11월엔 손흥민, 황희찬, 엄지성이 다 돌아오고 경험치가 늘어난 배준호, 오현규, 오세훈까지 가세한다. 누가 주전일지 장담하기 힘들다. 그러면 감독은 선수 선택 옵션이 늘어나고,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으로 팀 내 엄청난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 월드컵 본선까지 긴 호흡을 가져야하는 한국 축구의 상황과 맞물리면 더욱 값지다.

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좋은 성과를 내 본선행을 이뤄야 하는 건 물론, 본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준비도 함께해야 한다.

현 시점 최고의 전력으로 결과를 내는 것에 더해, 2년 뒤에 열릴 월드컵에서 실력이 절정에 오를 선수들을 미리 키우는 두 가지의 '시계'를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 기자회견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도 미래지향적 팀을 만들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성과 교체되는 이승우(오른쪽)2024.10.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대길 해설위원은 "만약 손흥민 등 몇몇이 빠졌을 때 전력이 확 떨어졌다면 계속해서 그들만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주축들의 폼이 2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 일찍부터 팀에 녹아든 건 매우 큰 수확이다. 이들은 자신감을 얻었으니 앞으로 몇 개월 동안에도 확확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선수들이 대표팀 문을 두드리게 된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5년 만에 돌아온 이승우(26·전북)를 포함해, 문선민(32·전북)과 권혁규(23·히버니언) 등 대표팀서 다소 멀어졌던 선수들도 부름을 받았다.

홍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7일 해외 출장길에 올라 이영준(21·그라스호퍼), 원두재(27·코르파칸) 등 그동안 대표팀 주축이 아니었던 다른 선수들까지 직접 체크, 외연 확장을 준비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이제 선수들 사이에선 소속 팀에서 잘하면 누구든, 언제든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면서 "이는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전서 A매치 데뷔골을 기록, 본격적인 원톱 경쟁에 합류한 오세훈은 "홍명보 감독님이 소속 팀에서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하셨다. 돌아가서도 더 발전할 방법을 찾고 열심히 준비해 11월에 다시 대표팀에 오고 싶다"고 했다.

한편 요르단·이라크전을 마치고 소집 해제한 홍명보호는 11월 다시 소집, 11월 14일 쿠웨이트, 19일 팔레스타인과의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오세훈의 선제골 이후 기뻐하는 선수들 2024.10.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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