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려오고 싶은 선수' 1위 뽑힌 린가드 "고맙지만 서울에서 우승할래"
파이널 라운드 상대 팀 감독 5명 중 4명에게 선택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린가드가 파이널A 미디어데이에서 4개 팀 감독으로부터 '파이널 라운드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린가드는 "고맙지만 서울에서 우승하겠다"며 사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미디어데이에는 울산HD의 김판곤 감독과 김기희, 김천 상무의 정정용 감독과 김민덕, 강원FC의 윤정환 감독과 황문기,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과 김종우, FC서울의 김기동과 린가드, 수원FC의 김은중 감독과 이용이 참석해 파이널 라운드에 임하는 포부를 전했다.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린가드였다.
린가드는 "EPL에서 뛸 때는 이런 행사가 따로 없었다. 리그를 상하위로 분리하고 상위만 따로 모여 각오를 전하는 자리라, 승부욕이 더 불타오른다"며 즐겁게 행사에 임했다.
다른 팀 감독과 선수들의 관심도 린가드에게 쏠렸다.
6명 감독에게 공통으로 "파이널 라운드 5경기 동안만 다른 팀에서 빌려 쓰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린가드는 김기동 서울 감독을 제외한 5명의 감독 중 4명의 선택을 받았다.
먼저 김기동 서울 감독이 지난 시즌 포항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종우를 데려오고 싶다고 하자, 박태하 포항 감독은 "그러면 이 자리에 나와 있는 두 선수, 김종우와 린가드를 맞트레이드하자"고 했다. 린가드를 내줄 수는 없었던 김기동 감독은 "없던 일로 하자"며 트레이드를 불발시켰다.
이어 김은중 수원FC 감독 역시 "이번 시즌 우리가 서울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서울의 핵심인 린가드를 데려오면 서울 전력이 많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린가드를 지명했다.
윤정환 강원 감독도 "서울과의 홈 경기 때 강원도민들이 린가드를 많이 보고 싶어 했는데, 당시 (린가드가) 부상으로 오지 못했다. 이번에 데려온다면 우리 팬들의 눈이 즐겁지 않을까"라며 역시 린가드를 꼽았다.
심지어 군팀 김천 상무를 이끄는 정정용 감독도 "린가드가 오면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린가드도 짬밥을 먹어봐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했다.
이에 장내 아나운서가 "린가드가 다른 팀은 몰라도 김천으로 임대가려면 병역법을 손봐야 한다"고 말해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린가드는 군팀의 제안에 경례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많은 감독이 좋게 봐주신 점은 감사하지만, 난 서울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정중하게 고사했다.
이어 "지난 5년 동안 서울이 상위 스플릿에 오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올해 서울과 함께 반드시 우승해서, 우리 팀 동료들에게 우승이 주는 '위닝 멘탈리티'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한편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울산HD의 김판곤 감독은 "흐름이 린가드를 꼭 뽑아야 할 것 같다"면서도 "우리를 바짝 추격 중인 강원의 전력을 약화하기 위해 황문기를 데려오겠다"며 유일하게 다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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