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인데 낯선 용인미르…이라크전 앞둔 홍명보호 미션은 '적응'
용인미르스타디움서 남자 A매치 처음 열려
13·14일 용인서 훈련…선수들은 잔디 상태 만족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원정에서 요르단을 꺾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국한 홍명보호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라크와 맞대결을 위해 낯선 홈 경기장 적응에 집중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이라크와 4차전을 치른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이라크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잔디 문제 때문에 경기 장소를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옮겼다.
폭염과 공연 대관, 관리 부실 등이 겹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열악했고,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지장을 줬다. 한국은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팔레스타인과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출발이 꼬였는데,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잔디 상태가 안 좋아 공을 다루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 문제를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극전사는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 잔디 상태가 좋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경기하게 된 것을 반겼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잔디 상태가 좋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경기하게 돼 감사하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환경은 한 달 전보다 좋아졌지만, 낯선 안방에 대한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2018년 개장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남자 축구 A매치가 열리는 것은 이라크전이 처음이다. 대표팀 경기는 물론 프로팀 경기도 거의 열리지 않았다.
K리그2(2부리그) 수원 삼성이 지난 8월부터 기존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보수 공사로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임시 홈구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외파와 K리그1(1부리그) 선수로 구성된 대표팀은 이곳에서 경기한 경험이 별로 없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앞둔 2021년 7월에 올림픽대표팀이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펼쳤는데, 당시 경기를 뛴 이강인과 설영우(즈베즈다), 이동경(김천) 등 3명이 짧게나마 경험했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도 적응을 위해 13일과 14일 이틀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숙소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장에서 담금질하다가 경기 전날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마무리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의 피로를 최대한 줄이면서 수많은 경기를 치렀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한 적응 훈련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라크전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청신호를 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인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착실하게 준비하는 중이다. 그중에는 경기장 적응도 큰 미션이다.
나란히 2승1무(승점 7)를 거둔 한국과 이라크는 골득실 차(한국 +4·이라크 +2)에 따라 B조 1·2위에 올라 있다. 그 뒤로는 요르단(승점 4), 오만(승점 3), 쿠웨이트(승점 2), 팔레스타인(승점 1)이 자리했다.
최종 예선 개념인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가져간다. 조 3·4위는 '끝장 승부' 4차 예선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평탄하게 북중미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선 3차 예선 조 상위 두 팀 안에 올라야 한다.
한국이 껄끄러운 이라크를 잡을 경우 조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면서 본선 진출 희망이 커질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2-0으로 이긴 요르단전은 앞선 3차 예선 두 경기보다 모든 부분이 좋아졌다"며 "요르단전 승리는 잊고 이라크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필승 각오를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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