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경기력, 그래도 손흥민은 느낌표였다

홍명보호, 오만 원정서 3-1 승리
'1골 2도움' 손흥민 이름값 톡톡

드리블하는 손흥민(가운데)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전히 팀 전체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은 레벨의 차이를 보여준 원더골을 포함, 극찬을 받아도 충분할 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1차전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한국은 다행히 오만 원정에선 승점 3점이라는 결과를 챙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은 있다. 오만을 상대로 전반전에 1-1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긴 시간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다. 추가골을 내줄 뻔한 위기도 있었다.

무엇보다 팔레스타인전과 마찬가지로 측면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패턴과 포지션 간 이동이 너무 정적이었던 아쉬움이 반복됐다.

새 감독이 부임한 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적인 힘도 크게 부족했다.

10일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9.10/뉴스1

그럼에도 한국이 이길 수 있었던 건 '슈퍼스타' 손흥민의 개인 역량 덕분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까지 답답한 경기력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위기의 상황서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상대 수비수 5명이 밀집된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영리한 움직임으로 돌아선 뒤, 빠른 드리블로 각도를 만들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득점했다.

오만 수비수가 워낙 밀집돼 있었고, 수비 조직도 무너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렇다 할 묘수가 없었는데 개인 능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

2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수 있던 팀의 아쉬운 흐름이 선수 한 명의 개인 능력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아울러 A매치 통산 49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한국 A매치 최다 득점 2위 황선홍(50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는 의미 있는 기록도 달성했다.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왼쪽)과 황희찬 ⓒ AFP=뉴스1

득점 뿐아니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공격 템포를 높이는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통해 황희찬의 중거리포 득점을 도왔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11분에는 주민규의 쐐기골을 끌어내는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얼핏 평범해보였지만 수비수 2명을 자신에게 붙게 만든 뒤 공간을 가진 선수에게 내주는 감각이 돋보인 패스였다.

결정적 순간마다 힘을 낸 손흥민은 1골 2도움으로 이날 한국이 넣은 3골에 모두 관여, 전체적으로 아쉬웠던 대표팀에 어떻게든 차이를 만들고 결과를 가져다줬다.

이기고도 개운하지 않은 물음표의 경기력 속에서, 손흥민이 만드는 '느낌표'를 보는 건 작은 위안이었다.

손흥민(왼쪽)과 홍명보 감독. 2024.9.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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