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지도자협회 "홍명보 선임은 비상식…정몽규 회장 물러나야"

"협회가 절차 어기면서 선수와 지도자에게 휘슬 불 수 있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2024.2.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축구지도자협회(지도자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도자협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은 비상식적이다. 한국 축구 퇴보시키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KFA는 지난 8일 홍명보 감독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끈다고 공식 발표했다. 5개월 심사숙고하는 듯했으나 결과는 현직 K리그 감독이었기에, 팬들의 반발이 아주 심하다.

지도자협회는 "KFA의 감독 선임 발표가 나오면 지난 5개월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됐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임생 기술위원장이 브리핑에서 "정몽규 회장이 내게 모든 기술 파트에 관한 책임을 줬다. 홍명보 감독으로 정한 뒤 김정배 부회장에게만 보고했고 정몽규 회장에게는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것을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숨길 일이 없다면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하는 건 너무도 상식적"이라며 "만약 회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 선임 및 기자회견을 했다면 그건 월권"이라고 꼬집었다.

홍명보 울산HD 감독. 2024.7.10/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나아가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과 발표 과정은 모든 게 이상하고 비상식적이었다.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는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라며 휘슬을 불 권위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지난 1일 '정몽규 회장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KFA의 시스템을 사유화하거나 농단하지 말라"고 주장했던 지도자협회는 이번에도 정몽규 회장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도자협회는 정몽규 회장에게 "△두 외국인 감독과의 면접 결과를 누구와 공유하고 결과에 어떻게 반영했는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면접 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어야 했는가? △지도자들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가 협회의 행정적 절차인데,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는 세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지도자협회는 "많은 축구인이 개탄한다.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축구계 불만의 목소리를 전한 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이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하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히며, 정 회장은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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