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 주민규 향한 동료들의 극찬…"포스트플레이, 연계 모두 최고"
싱가포르 상대로 '34세 넘어' A매치 데뷔골
조규성 빠진 최전방 낙점, 중국전도 선발 예상
- 이재상 기자
(고양=뉴스1) 이재상 기자 = '늦게 핀 꽃' 주민규(34·울산)를 향해 대표팀 동료들이 엄지를 세웠다. 서른이 넘어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아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있었으나 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지난 6일 싱가포르와의 5차전(원정)에서 7-0 시원한 대승을 거둔 한국은 이미 3차 예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싱가포르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주민규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A매치 3번째 경기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포함해 1골 3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최전방의 파괴력이 떨어져 아쉬움이 컸던 한국은 연계와 포스트 플레이 등에 능한 공격수의 등장이 반가웠다. 싱가포르가 약체라고는 하지만 분명 값진 성과였다.
주민규는 앞서 여러 차례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음에도 이전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들의 외면을 받았다.
3월 A매치 기간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는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33세 343일의 나이에 선발 출전,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세웠다.
이어 싱가포르전에서 34세 54일의 나이에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며 A매치 최고령 데뷔골 2위, 최고령 득점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부분 모두 1위 기록은 모두 한국 축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김용식이 보유하고 있다. 김용식은 1950년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39세 274일의 나이에 A매치 데뷔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의 올리비에 지루(38·LA FC·프랑스)'로 불리는 주민규를 향해 태극전사들도 일제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싱가포르전 주민규의 헤딩 골을 도왔던 풀백 김진수(전북)는 "의심할 여지 없이 K리그에서 제일 좋은 공격수"라며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맞춰 봤는데 경기장에서 나와 나도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규형이 잘 해줬다. 그 크로스도 헤딩하기 쉽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보셨듯이 퀄리티가 있는 선수다. 내가 잘 올린다면 (민규 형이) 계속 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대표팀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즈베즈다)도 주민규의 움직임에 높은 평가를 했다. 주민규는 최전방뿐 아니라 2선을 넘나들며 미드필더와도 좋은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황인범은 "민규 형은 등지고 하는 포스트플레이나 압박이 있어도 버티면서 2선에 있는 선수들에게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할 때도 공이 어느 곳에서 와도 받고 내줄 테니 움직임을 신경 써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한다"며 "민규 형과 같이 뛰면 공이 어떻게 가도 우리에게 온다는 믿음이 있다. 같이 경기할 때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내에서 호평 받고 있는주민규는 중국전 선발 출전도 유력하다. 6월 A매치에는 조규성(미트윌란)이 부상으로 빠졌고 처음 발탁된 공격 자원인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몸 상태가 썩 좋진 않다. 오세훈은 왼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9일 훈련에서 빠졌다.
주민규를 앞세운 한국은 중국과의 2차 예선 최종전 승리를 다짐했다.
황인범은 "중국이 워낙 거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설렁설렁할 순 없다"며 "원정에서 3-0으로 이겼던 것처럼 이번 경기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다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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