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 사령탑 겸직+해외파 차출 무산…어수선했던 황선홍호의 예고된 참사

AFC U23 8강서 신태용의 인니에 승부차기 끝 충격패
1988 서울 대회부터 이어지던 올림픽 본선행 좌절

U-23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4.26/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수장의 3월 A대표팀 임시 사령탑 부임과 해외파 차출 무산. 대회 전부터 어수선했던 황선홍호가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 패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10PSO11로 졌다.

이번 대회는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하고 있다. 상위 3개 팀에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지며, 4위 팀은 아프리카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조별리그서 3연승, 조 1위로 분위기 좋게 8강에 오른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에게 덜미가 잡히면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어져온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도 '9'에서 끝났다. 무려 40년 만의 본선 진출 좌절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 9연속 본선행에 성공했으며 이번 대회에서 10연속 본선 진출을 자신했으나 8강서 인도네시아에 충격패 당했다.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올림픽 대표팀 수장이었던 황선홍 감독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공석이 된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으면서 3월 한 달 간 사령탑 공백이 생겼다.

한국은 황 감독 없이 친선대회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으나 중요한 대회 직전 올림픽 감독을 A대표팀으로 빼간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사령탑의 공백은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4.26/뉴스1

설상가상 23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해외파 3명이 연달아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가 무산됐다.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 시티)까지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으로 꼽혔던 선수들이 빠지면서 구상과 다른 힘든 경기를 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협회는 당초 해외 클럽과 논의를 거쳐 유럽파의 합류를 자신했으나 4명 중 김민우(뒤셀도르프)만이 황선홍호에 정상적으로 가세했다. 메이저리그사커(MSL)에서 뛰는 공격수 정상빈(미네소타)은 조별리그 1차전 하루 전날에서야 뒤늦게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한국은 조별리그서 3연승으로 선전했으나 토너먼트 첫 경기인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덜미가 잡혔다.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였지만 한국을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의 전략에 발목 잡혔다.

후반전 투입된 이영준이 무리한 수비로 퇴장을 당하는 큰 변수가 있었고, 10명에서 싸운 와중에 동점을 만들어 승부차기까지 이어간 석패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전 뿐 아니라 조별리그 내내 이기기는 했으나 내용은 좋지 않았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대회 전부터 뒤숭숭했던 한국은 결국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변준수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헤더슛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4.26/뉴스1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