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팬들 환영받은 남태희 "중학생 이후 첫 문수 방문, 감회 남달라"
요코하마 소속으로 ACL 4강 원정 1차전 소화
두 차례 준결승 탈락 쓴맛…"이번엔 결승 가겠다"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울산 HD 팬들에게 박수를 받은 남태희(33‧요코하마 F.마리노스)가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뒤집기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은 지난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요코하마와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당시 울산 팬들은 울산 선수단과 함께 요코하마 소속선수 남태희를 응원하기도 했다.
남태희는 울산의 유소년팀인 울산 현대중과 울산 현대고를 거친 뒤 발랑시엔(프랑스)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이후 레퀴야, 알두하일, 알사드(이상 카타르) 등에서 뛴 남태희는 지난해 8월 요코하마로 이적했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서지 않았지만 울산 팬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경기 전 선수 소개를 할 때 남태희의 이름이 불릴 때 박수를 보냈다. 또한 후반 28분 남태희가 교체 출전할 때도 박수를 쳤다.
경기 직후 가족들과 고향인 진주로 이동한 남태희는 18일 뉴스1과 통화에서 "중학교 시절 볼보이 했을 때 이후 처음으로 문수축구경기장을 방문했는데, 팬들이 환영해 주셔서 감사했다"면서 "비록 유소년 시절 울산에 속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환영을 예상 못했다"고 울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남태희는 "울산과 준결승전이 성사될 때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면서 "문수경기장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이번 경기에서 어릴 때 맡았던 냄새가 나길래 옛 생각이 났다. 어릴 때는 운동장이 엄청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이렇게 경기장이 작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하지만 남태희는 더 이상 추억에 젖어 있을 수 없다. 요코하마가 1차전에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불리한 상황이 됐다. 요코하마는 오는 24일 안방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무조건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결승에 오를 수 있다.
남태희 역시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꿈꾼다.
남태희는 "울산은 분명 내게 의미 있는 팀이지만 승부는 승부다. 그동안 2차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랐는데, 모두 패했다. 이번에는 결승 무대에 오르고 싶다"면서 "첫 경기에서는 선발로 못 뛰고 후반에 투입됐는데, 2차전에서는 조금 더 오랜 시간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꼭 이겨서 결승 무대를 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울산전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 울산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펼치면서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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