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출발 전북, 반등할 수 있을까…감독 경질 승부수도 준비

3무2패로 K리그1 최하위

1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울산 HD FC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에서 울산에 1대0으로 패한 전북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3.1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상 탈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당장은 최악의 시즌부터 피해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한데, 그럴수록 하루빨리 반등을 이뤄내는 게 필수다.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 경질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전북은 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를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전북의 키워드는 '절치부심'이었다. '전북 왕조'를 세웠던 찬란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2년 연속 라이벌 울산HD에 리그 우승을 내줬던 전북은, 올해만큼은 다르다며 개막을 벼르고 있었다.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티아고, 에르난데스, 이영재, 권창훈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실제로도 울산을 견제할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확인한 전북의 출발은 아쉬웠던 지난 두 시즌보다도 더 초라했다. 초반 1~2경기서 잡을 경기를 놓치며 삐끗하는가 싶더니 결국 3무2패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K리그1·2를 통틀어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한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의 5라운드까지의 승점 3점은 2008시즌의 같은 기간 승점 2점 이후 16년 만의 가장 낮은 성적이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전북은 리그를 주도하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는데, 올해 전북의 성적은 마치 그 이전 시대로 돌아간 셈이다.

제주에 패한 뒤 아쉬워하는 전북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페르테스쿠 감독 부임 후 롱볼을 앞세운 선 굵은 공격 축구를 내세웠지만,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결과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입한 선수들의 특징과 페트레스쿠 감독이 내세우는 공격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따른다. 홍정호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수비진도 클린시트를 한 번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완패한 뒤, 선수단 전체가 고개를 푹 숙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담과 답답함에 분위기 역시 가라앉아 있다.

이번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안팎에 있었으니, 못 이길수록 부담이 점점 커지는 악순환까지 이어진다.

전북으로선 빨리 반등을 이뤄내는 게 필수다. 이번 시즌 K리그1은 김천 상무의 돌풍, '린가드 효과'를 업은 FC서울, 박태하 감독과 함께 저력을 보이는 포항 스틸러스 등 울산 HD 외에 다른 경쟁 팀들의 기세도 워낙 좋다.

분위기를 빨리 바꾸지 못하면 정상 탈환이라는 목표는커녕 역대 최악의 굴욕적 시즌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반등으로 가는 가장 빠른 답은 역시 승리다. 더 늦기 전에 승리만 이룬다면, 아직 초반인 만큼 추격의 여지가 있다.

박진섭은 제주전을 마친 뒤 "모두가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이다. 승리해야 분위기가 바뀐다. 강원전에선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만나는 강원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직전 경기서 대구FC를 3-0으로 완파하는 등 3경기 무패(1승2무)로 흐름이 나쁘지 않다.

반면 전북은 이미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심한 상황서 주장 김진수마저 악의적 발차기에 의한 퇴장으로 강원전에 나설 수 없다.

아울러 전북은 페트레스쿠 감독과의 동행을 끝내는 승부수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아직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지만 축구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결별이 임박했다고 전하고 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