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사령탑은 생각 않는다"는 황선홍, 파리 올림픽에 '올인'

'소방수'로 A대표팀 임시 사령탑 성공적인 수행
내달 U23 아시안컵 출전, 10연속 본선 진출 노려

태국 원정을 마친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3.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나섰던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 감독은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 한국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3월 A매치 2경기 동안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황선홍 감독은 전날(27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황선홍호는 지난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태국을 3-0으로 제압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1-1로 비겼던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을 1승1무로 마쳤다.

2월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황 감독은 갑작스럽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황 감독이 파리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아시안컵 기간 충돌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표팀을 향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강인을 전격 발탁, 정면 돌파를 선택하며 "운동장에서 벌어진 일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고 했다. 황 감독의 바람처럼 손흥민과 이강인은 26일 태국과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득점을 합작하며 환한 미소로 포옹했다. 많은 팬이 기대하고 바랐던 장면이었다.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순조롭게 대표팀을 이끌었던 황 감독은 '임시' 꼬리표를 떼어내고 정식 감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27일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A대표팀(감독)을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지금 당장 올림픽 대표팀이 돌아오는데 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이제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황선홍호'는 다음 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해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획득을 노린다. 한국은 B조에서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 경쟁한다.

AFC U23 아시안컵에는 16개 팀이 참가하며 상위 3개 팀이 파리행 티켓을 얻는다. 4위 팀은 아프리카 지역예선 4위 팀과 본선 진출권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편 올림픽 대표팀은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등 일부 해외파의 U23 아시안컵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 감독은 "스태프들과 최종 회의를 해야겠지만 (해외파 합류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플랜 B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의 슬로건이 '원 팀, 원 골'"이라며 "우린 반드시 팀으로 싸워야 강팀이 된다. 하나로 뭉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이 3-0으로 승리를 거둔 뒤 김민재와 포옹하고 있다. 2024.3.26 ⓒ AFP=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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