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조규성 경쟁하고 김문환·이명재도 펄펄…새 바람이 분다

"대표팀 문은 열려 있다" 메시지 전달도 수확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앞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3.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태국과의 3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한국 축구 대표팀은 포지션 곳곳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꾼 것만큼 값진 수확이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끈 한국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승1무(승점 4)가 된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9부 능선을 넘었고, 8경기 만의 무실점이라는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아울러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시끄러웠던 축구계의 소란들을 잠재우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도 마련했다.

더해 대표팀 내부 경쟁과 관련해서도 소득이 많다. 황선홍 감독이 새롭게 발탁한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서 팀에 성공적으로 안착, 향후 새로운 감독이 온 뒤에도 팀 내에 건강한 발전을 꾀할 여지를 남겨뒀다.

손흥민(오른쪽)과 함께 기뻐하는 주민규 2024.3.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선 황의조(알란야스포르)가 성관계 영상 혐의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후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던 최전방에 K리그1 득점왕 출신 주민규(울산)가 합류했다.

'늦깎이'에 발탁돼 최고령 태극마크(33세 333일)와 최고령 선발 출전(33세 343일)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주민규는, 비록 2연전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포스트 플레이로 새로운 옵션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증명했다.

조규성(미트윌란)의 독점이었던 최전방 원톱 자리를 놓고 이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2선과 오른쪽 풀백도 새 얼굴의 등장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통해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과 측면 수비수 김문환(알두하일)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처음 소집시켰는데, 두 선수를 각각 2경기와 1경기에 선발로 내보내 활용했다.

한국은 정우영(알칼리지)와 박용우(알아인) 이후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가 절실했는데, 버밍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백승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2선에 새 옵션을 갖추게 됐다. 김문환 역시 김태환(전북)과 이기제(수원)의 공백을 메우며 성공적으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태국과의 2연전에 모두 선발 출전한 백승호. 2024.3.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정호연(광주)과 이명재(울산) 역시 활동량과 크로스 등 K리그에서 보였던 자신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시절에는 엔트리 및 선발 선수가 크게 바뀌지 않고 감독이 해외파 위주로만 살피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국 축구 전체에 다른 선수들도 얼마든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황 감독은 앞서 2연전 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K리그 공격수 이승우(수원FC)를 고심 끝에 제외했다고 설명한 뒤 "이승우뿐 아니라 K리그에서 활약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정진했으면 한다"고 밝히며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얼마든지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황 감독이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뽑은 선수들은 실제로 대표팀서 기회를 받고 좋은 모습을 보여, 앞으로 K리그 및 대표팀 밖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을 바라보며 달릴 동기부여도 더 높아졌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3.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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