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황선홍 감독, 급한 불 끄고 임무 완수…이제 파리행 도전
방콕 원정서 적극적 교체와 전술 변화로 3-0 완승
4월 U23 아시안컵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노려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나섰던 황선홍 임시감독이 태국 원정 완승을 통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안방에서의 무승부는 아쉬웠으나 만만치 않은 태국 원정 대승을 통해 일단 급한 불을 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22위)은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101위)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3-0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태국과의 역대 전적서 31승8무8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3승1무(승점 10)가 된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의 2위 중국, 1승1무2패(승점 4)의 3위 태국과의 격차를 벌리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던 중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A대표팀의 '소방수'를 맡았던 황선홍 감독은 감독으로 A매치 첫 승을 기록하며 1승1무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쳤다.
21일 3차전에서 홈 경기였음에도 태국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고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던 황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에 일부 변화를 줬다.
최전방에 주민규(울산) 대신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고, 아시안컵 당시 논란이 있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선발로 복귀시켰다. 여기에 오른쪽 풀백도 설영우(울산) 대신 김문환(알두하일)로 바뀌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태국의 공세에 다소 고전했으나 서울에서의 경기와 달리 상대 카운터에 차분하게 대처했다.
한국은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19분 골을 넣었다. 이강인이 찔러준 패스를 조규성이 박스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내줬고, 이재성이 마무리 지었다. 이날 선발 기회를 잡은 조규성, 이강인이 득점에 기여하며 황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번뜩이는 왼발을 갖춘 이강인이 선발 출전하면서 한국의 공격도 살아났다. 이강인은 여러 차례 양질의 패스로 힘을 보탰다.
후반 9분에는 의미 있는 득점도 나왔다. 이강인이 찔러준 패스를 손흥민이 마무리 지은 것. 아시안컵 당시 논란이 있었던 둘은 뜨겁게 포옹하며 환하게 웃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도 이강인을 발탁하며 "운동장에서 벌어진 일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고 했던 황선홍 감독의 뚝심이 통한 장면이었다.
한국은 이후에도 교체로 들어간 박진섭(전북)이 쐐기골을 넣으며 3골 차 완승을 수확했다.
서울에서의 무승부로 마음고생이 컸던 황 감독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보였다.
3월 A매치를 통해 자신의 임무를 다한 황선홍 감독은 이제 본업인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다.
황 감독은 다음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해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획득을 노린다. 한국은 B조에서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 경쟁한다.
AFC U23 아시안컵에는 16개 팀이 참가하며 상위 3개 팀이 파리행 티켓을 얻는다. 4위 팀은 아프리카 지역예선 4위 팀과 본선 진출권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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