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훈련 전면 비공개…황선홍호, 태국과의 2연전 앞두고 '비장함'

손흥민-이강인 충돌에 내부 잡음으로 여론 악화
황선홍 감독 수습 나서, 20일 훈련 전면 비공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태국과의 3월 2차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문을 꼭꼭 틀어 잠갔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 아시안컵을 앞두고 선수단 내 카드 게임 논란 등 내부적인 잡음이 계속해서 나오자 '자숙 모드'를 자체적으로 발동하고 있는데, 선수단 내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소집, 담금질에 돌입했다.

한국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 뒤 26일 태국 방콕으로 넘어가 또 한 번 격돌한다. 현재 한국은 B조에서 2연승(승점 6)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태국은 1승1패(승점 3)로 2위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의 우위가 점쳐지는 상대이지만, 여러모로 조심스럽다.

한국 축구는 최근 큰 부침을 겪었다. 태극전사들은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 끝에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 탈락했다.

엎친 데 덮쳐 준결승을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 충돌을 벌였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강인이 영국 런던까지 찾아가 직접 사과하며 일단락됐으나 여론은 여전히 썩 좋지 않다.

선수단 장악 실패와 이렇다 할 전술이 없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1년 만인 지난달 전격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심 끝에 3월 2차례 A매치를 황선홍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로 맡겼다.

수습을 하는 듯 했으나 이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일부 선수와 협회 스태프가 아시안컵을 앞두고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했던 사실이 알려져 지탄을 받았다. 관련된 협회 관계자는 직위 해제가 됐다. 협회 직원이 아시안컵 당시 유니폼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나왔으나 KFA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소집된 대표팀은 수장인 황선홍 감독만 취재진 앞에 섰다. 일반적으로 진행했던 선수 인터뷰도 없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해서 2연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팬들과 미디어가 도와주길 부탁한다. 모두가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새 유니폼 발표 행사도 생략했고 팬들과 함께하는 하이 파이브 행사와 오픈 트레이닝도 3월 A매치 기간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

19일에는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훈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협회가 훈련 주요 내용 등을 공지를 통해 알리기로 했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등 중요한 대회 직전을 제외하고 훈련 전면 비공개는 사실상 보기 힘든 케이스로, 그만큼 최근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방증하는 장면이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의 주인공인 이강인도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지만 별도의 인터뷰 없이 조용히 이동할 예정이다. 이강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공식 훈련을 앞두고 직접 사과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마저 느껴지고 있는 '황선홍호'가 계속되는 악재를 털어내고 3월 2차례 A매치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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