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쇼' 조현우‧'깜짝 윙백' 양현준, '투사' 박진섭…백업의 힘[아시안컵]
조현우, 녹아웃 스테이지 돌입 후 2연속 선방쇼
양현준과 박진섭, 부담 컸던 호주전 승리 기여
- 김도용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 오르며 64년 만의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뒀다.
한국이 준결승에 진출하기까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깜짝 출전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한 조현우(울산), 양현준(셀틱), 박진섭(전북) 등의 공도 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한국은 4경기 연속 정규 시간 내에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상대의 자책골 덕에 2-2로 비겼고,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종료 직전 실점, 3-3 무승부에 그쳤다.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4PSO2로 승리했다. 0-1로 끌려가다 후반 54분 조규성(미트윌란)의 동점골이 터졌다. 그리고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연장전 승부 끝에 손흥민의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연이은 연장전과 부상자 발생이라는 악재 속 많은 선수들이 필드를 누비고 있는데, 백업 선수들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힘을 보탰다.
훈련 중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은 주전 수문장 김승규(알샤밥)를 대신하고 있는 골키퍼 조현우는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6강전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사우디의 결정적인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1실점으로 틀어막더니 승부차기에서는 2개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선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상대의 유효슈팅 4개를 막아냈다. 특히 한국이 0-1로 뒤질 때 추가실점 위기 때마다 놀라운 반사신경을 선보여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호주전을 통해 메이저대회에 첫선을 보인 양현준의 활약도 좋았다. 양현준은 한국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0분 김태환(전북) 대신 교체로 투입됐다. 평소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는 양현준은 윙백 역할을 맡았다.
양현준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집중하며 자신의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로 활기를 더했다. 양현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호주를 흔들면서 반대편의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 등에게도 공간이 생겼다. 더불어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은 가운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기회를 엿봤다.
결국 양현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활로를 뚫은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황희찬의 페널티킥 동점골, 연장 전반 손흥민의 프리킥 역전골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한국이 만들어낸 2골 모두 왼쪽 측면에서 만든 골로, 양현준이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
박진섭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연장 후반에 투입돼 수비에 안정감을 불어 넣었다.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우(알아인) 대신 들어간 박진섭은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지 않으며 한국의 리드를 지키는데 힘을 보탰다.
단기간에 지면 탈락하는 벼랑 끝 승부를 연이어 치러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핵심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백업 선수들도 필요할 때 기대한 몫을 해내야한다.
지금 클린스만호는 그 밸런스가 좋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이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조현우를 비롯해 양현준, 박진섭 등도 출전 시간과 상관 없이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 우승을 향한 행보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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