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은 6골로 멈춤…물 오른 이강인, 득점왕 경쟁 이어간다 [아시안컵]
현재 3골 3위…후세인의 이라크 16강 탈락
이강인 최근 A매치 8경기서 7골4도움 펄펄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골든 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우승과 득점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6골로 득점 선두인 이라크 골잡이 아이만 후세인의 여정이 끝났기에 이강인도 기대를 품을 만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8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가장 기대하는 무기는 팀 내 최다골(3골 1도움)을 넣고 있는 이강인의 황금 왼발이다. 아시안컵 무대가 처음인 이강인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하며 4개(3골 1도움)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다.
3골은 먼 시선으로 득점왕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6골을 넣은 후세인이 더 이상 골을 추가할 수 없다는 것도 반갑다.
후세인은 전날(29일) 요르단과의 16강전에서 황당한 퇴장을 당했다.
후세인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1분, 대회 6호골이자 팀의 리드를 이끄는 중요한 득점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는 역전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산책 세리머니'를 했고, 나아가 앉아서 잔디를 입에 넣는 포즈를 취했다. 상대 요르단의 밥 먹기 세리머니를 비꼬는 듯한 행동이었다.
결국 주심은 후세인에게 시간 지연 등을 이유로 옐로카드를 꺼냈다. 상대를 조롱한 제스처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지만 과도한 세리머니로 지나치게 시간을 끈 것에 대한 조치였다.
앞서 한 차례 옐로카드가 있었던 후세인은 황당하게도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이 퇴장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고 이라크는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내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D조에서 일본을 꺾는 등 3연승을 기록하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라크였으나 16강 토너먼트에서 E조 3위였던 요르단에 덜미가 잡혔다. 결과적으로 이라크와 후세인의 아시안컵 여정은 그렇게 끝났다.
득점왕을 예약하는 것처럼 보였던 후세인이 퇴장하면서 득점 랭킹 후순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왔다.
현재까지 후세인에 이어 카타르의 윙어 아크람 아피프가 4골로 득점 2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의 에이스 이강인이 3골로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 팔레스타인의 오다이 다바그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팔레스타인도 이미 탈락해 다바그도 기회가 없다. 하피프를 필두로, 이강인과 우에다가 6골에서 멈춘 후세인을 판세가 됐다.
이번 대회서 이강인의 발 끝은 매섭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3-1 승)에서 멀티골을 넣은 그는 요르단전(2-2 무)에서는 주춤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에서는 강력한 왼발 프리킥 슈팅으로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이강인은 A매치 통산 22경기에서 7골을 넣었는데 최근 8경기에서 7골(4도움)을 몰아쳤을 정도로 감각이 날카롭다.
코너킥과 같은 세트피스 뿐 아니라 프리킥의 정확도도 높아졌고, 기회가 오면 중거리슛까지 때리는 등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한국이 사우디를 꺾고 8강에 오르고, 클린스만 감독의 공언대로 결승까지 오른다면 자연스럽게 이강인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5명의 득점왕(조윤옥, 최순호, 이태호, 이동국, 구자철)을 배출했다. 마지막 득점왕은 2011년 대회에서 5골로 득점 1위에 오른 구자철(제주)이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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