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대표팀 金으로 마무리한 조영욱 "최고의 순간? 바로 지금"
한국, 아시안게임 결승서 일본 꺾고 금메달
- 이상철 기자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조영욱(김천)이 연령별 대표팀으로 치른 10년의 시간, 85경기 중 가장 최고의 순간으로 금메달을 딴 지금을 꼽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이겼다.
조영욱은 이날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1분, 문전 혼전 상황서 집념의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서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었던 조영욱의 대회 4호골이자 대망의 금메달을 확정하는 결승골이었다.
이번 대회의 마지막 경기였던 일본전은 조영욱의 연령별 대표팀 마지막 경기기도 했다.
조영욱은 2013년 U14 대표팀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이번 대회까지 U17·20·23 대표팀 등에서 10년 동안 무려 85경기나 뛰었다. 소속 팀보다 대표팀에 소집된 시간이 더 많아 '조국대'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약 10년 동안의 긴 연령별 대표팀 커리어를 직접 결승골을 넣고 금메달로 마무리한 조영욱은 "그 중 최고의 순간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지금"이라며 활짝 웃은 뒤 "마무리를 잘 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 황선홍 감독님 등 주변에서 믿어 줬는데 그것에 대해 보답을 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일찍 실점을 허용했다. 당시 조영욱은 실점 직후 센터서클로 공을 갖고 오면서 결의를 다졌다. 조영욱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큰일났다'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냥 더 냉정하게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급박한 순간 골키퍼 다리 사이로 골을 넣었던 득점 장면에 대해선 "기회가 하나 올 것 같았다. (정)우영이가 옆에서 잘 싸워준 덕분에 찬스가 이어졌다. 긴박했지만 침착하려고 노력한 게 골과 승리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조영욱은 이 골로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게 됐다.
득점 후 경례 세리머니를 한 조영욱은 "전역 신고를 안 했다. 아직 군인이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하게 전했다.
조영욱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이자 파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황선홍 감독을 향한 존중의 뜻도 전했다.
그는 "일본전을 하기 전에 황 감독님이 '의심하지 마라. 하던대로 하면 무조건 우승한다'고 믿음을 주셨다. 덕분에 오늘 우리는 선제 실점 이후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나아가 "황 감독이 파리 올림픽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함께 가자고 하면 어떨 것 같느냐"는 다소 짖궂은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조영욱은 "태극기를 달고 뛸 수 있는 기회가 더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안 그러실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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