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벤투'는 클린스만…"이름값 역대 최고, 감독 커리어는 물음표"
2026 월드컵까지 지휘봉…3월24일 콜롬비아 상대 데뷔전
한준희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축구에 적응할지 지켜봐야"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어 태극전사를 지휘할 사령탑은 독일 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이었다. 이름값으로는 역대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축구인 중 최고다. 하지만 감독 커리어는 물음표가 붙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독일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연봉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중 입국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데뷔전은 다음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다.
선수 시절 '전차군단' 독일을 대표하던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지도자 커리어는 선수 때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는 선수로 1990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1996) 우승을 견인했으나 감독으로서는 화려함과 거리가 있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다. 이후 2011년부터는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5년 동안 활동했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외에는 인상적인 활약이 없었다. 아울러 클린스만은 2020년 헤르타 베를린(독일)에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약 3년 동안 지도자 경험이 없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름값으로만 따졌을 때는 역대 대표팀 감독 중 최고"라면서도 "다만 최근 수 년 간 감독 경력이 부족하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 축구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클린스만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두리(FC서울 전력강화실장)와 함께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를 하면서 얼마나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최근 트렌드를 실전에 녹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벤투 감독이 4년 간 잡아놓은 틀을 클린스만 감독이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인지도로만 따지면 역대 최고의 지도자다. 하지만 선수 시절 커리어가 모든 것을 입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울리 슈틸리케 감독 등의 사례에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KFA를 통한 인사말에서 "한국 대표팀이 오랜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발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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